세계 최대 기업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결국 20년 전처럼 40대 중반의 젊은 경영인을 선택했다.
GE는 27일 내년 후반기에 퇴임하는 잭 웰치(65) 회장의 후임으로 GE 메디컬 시스템스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인 제프리 임멜트(44)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임멜트는 내년 말쯤 웰치가 물러나는 대로 회장직을 승계할 것으로 알려졌다.
GE의 신임 회장으로 뽑힌 임멜트는 18년간 GE에서 봉직해왔다. 그는 작년 여름부터 GE 항공엔진 사장 겸 최고경영자인 제임스 맥너네이(51), GE 전력 시스템의 사장 겸 최고경영자인 로버트 나르델리(53) 등과 웰치 후계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다.
웰치 회장은 작년 여름에 3명을 2인자 자리에 앉히면서 후계자가 되지 못한 사람들은 GE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웰치는 임멜트를 후계자로 발표하는 자리에서 "우리는 3명의 훌륭한 CEO 후보를 갖고 있었으며 이들은 모두 sensational한 인물들"이라며 "우리는 지금 합당한 사람을 꼽았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두 명은 금과 같이 귀중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전 세계의 모든 스마트한 기업들로부터 자리에 대한 제의를 받을 것이다"라면서 회사를 떠나라고 암시했다.
웰치는 46세이던 지난 1981년에 GE의 회장직에 올라 당시 130억 달러에 불과하던 회사의 가치를 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린 인물이다. 그는 전통적인 제조업체인 GE를 항공엔진, 의료, 금융 등 복합적인 거대 기업으로 성장시켜 작년에 포천으로부터 "세기의 경영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임멜트는 지난 금요일 오후 5시30분쯤 후계자 통보를 받은 뒤 곧바로 아내와 딸과 함께 플로리다에 있던 웰치 회장에게 달려가 함께 자축연을 연 것으로 알려졌다. 임멜트는 미국 북동부의 명문인 다트머스대학에서 응용수학을 전공했으며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MBA를 취득했다.
108년 역사의 GE는 지금까지 8명의 회장밖에 배출하지 않아 9번째 회장이 되는 임멜트도 10년 이상 GE의 경영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편 GE는 이날 임멜트의 자리에는 GE 메디컬 시스템스의 집행 부사장 겸 최고집행책임자(COO)였던 조셉 호간(43)을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