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확인한 한기평 아성
한기평은 34회 SRE 평가사별 신용등급 신뢰도 설문조사에서 3.86점을 받으면서 2위 NICE신평(3.72점), 3위 한신평(3.68점)을 따돌렸다. 지난 33회 3.95점보다는 0.09점 낮아졌지만 1위 자리는 지키면서 2년 연속 선두라는 영예를 안았다.
NICE신평은 신뢰도 부문에서 3.72점으로 직전 설문에서 기록했던 3.69점보다 0.03점 오르면서 2년 연속 2위에 올랐다. NICE신평은 지난 28회 SRE에서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 자산유동화증권(ABCP) 디폴트 사태 이후 3위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지난 설문에서 2위를 차지한 뒤 올해 역시 다시 한번 2위를 수성했다.
특히 NICE신평이 신뢰도 2위를 차지한 것에 대해서는 롯데그룹 선제적 등급 하향이 결론적으로 옳았다는 시장의 판단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SRE 자문위원은 “NICE신평이 처음으로 롯데그룹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을 때는 시장에서 불만이 많았다”면서 “그런데 이후 업황이 나빠지고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니 잘한 것이다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최하위는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한신평으로 집계됐다. 한신평은 지난 설문에서 기록했던 3.67점보다는 0.01점 높은 3.68점의 신뢰도를 기록했지만 1위 한기평과는 0.18점, 2위 NICE신평과도 0.04점 차이를 보이면서 올해도 최하위를 벗어나는데 실패했다.
한신평은 지난 32회 SRE에서 한기평을 밀어내는 이변을 연출하면서 1위를 차지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지난 33회 SRE에서 3위로 고꾸라진 바 있다. 올해 한신평의 부진 역시 지난해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지난 33회 SRE에서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시장에서 따가운 시선을 피하지 못했다. 한신평은 레고랜드 관련 특수목적법인(SPC) 아이원제일차에 ‘A1’ 등급을 부여했지만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등급을 급하게 조정하면서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34회 SRE에서는 당시 잃어버렸던 시장 신뢰를 아직 다시 회복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롯데그룹 관련 등급강등에 소극적이었다는 평가가 더해졌다는 분석이다. 국내 3대 신평사들은 올해 롯데그룹에 대한 등급 조정을 단행했는데,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0로 조정하는 것은 같았지만 한기평의 경우 계열통합신용도 하락을 고려해 상반기 정기평가에서 총 6곳의 신용등급을 조정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한신평은 롯데케미칼과 롯데지주 두 곳의 신용등급을 조정하는데 그쳤다.
신뢰도 차이를 둔 이유에 대한 주관식 답변에서도 역시 한신평에 대해 “롯데렌탈과 롯데캐피탈 등급을 유지한 것이 부적절했다고 본다”는 의견과 “등급 조정이 미진했다”는 의견이 다수 나오기도 했다.
담당업무별·연차별 모두 한기평 ‘싹쓸이’
비(非) 크레딧 애널리스트(비 CA) 역시 한기평에 3.79점을 주면서 가장 높은 신뢰를 보였다. 이어 NICE신평(3.68점), 한신평(3.65점) 순이었다. IB 등 기타 그룹에서는 지난 33회에 이어 이번 회에도 NICE신평의 신뢰도가 3.67점으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기평(3.50점), 한신평(3.46점)이 뒤를 이었다.
연차별 신뢰도에서도 한기평이 모든 연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7년 이상(115명) 그룹에서는 3.80점을 받았고, 1년~6년(61명) 그룹에서는 3.97점, 1년~3년 그룹에서는 3.94점을 기록했다.
NICE신평은 7년 이상 그룹에서 3.68점을 받으면서 한신평(3.61점)을 누르고 2위에 올랐다. 다만 1년~6년 그룹과 1년~3년 그룹에서는 한신평이 3.80점과 3.89점을 기록하면서 각각 3.79점과 3.80점을 기록한 NICE신평을 앞질렀다.
CA그룹 내에서도 한기평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았다. 증권사 소속 CA(26명)는 한기평에 3.73점을 부여했다. 이어 NICE신평(3.69점), 한신평(3.62점)이 뒤를 이었다. 운용사 CA(36명)도 한기평에 3.97점을 주면서 높은 신뢰를 보였고 NICE신평은 3.81점, 한신평은 3.67점을 기록했다.
보고서 만족도에서도 한기평 선두
담당업무별로는 한기평이 비CA 그룹(3.77점)과 매니저 그룹(3.86점)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비CA 그룹은 한기평에 이어 NICE신평에 3.71점, 한신평에는 3.69점을 부여했다. 매니저 그룹에서는 반대로 한신평 3.71점, NICE신평이 3.68점이었다.
CA 그룹에서는 지난 33회에 이어 34회 역시 한신평이 3.78점으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 이어 한기평(3.74점), NICE신평(3.57점) 순이었다. 기타 그룹에서는 NICE신평이 3.83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신평이 3.63점, 한기평이 3.46점을 기록했다.
보고서를 월 20건 이상 이용하는 4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보고서 만족도 부문에서도 역시 한기평이 3.92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한신평과 NICE신평이 각각 3.88점과 3.63점으로 집계됐다.
선제적 의견제시·품질개선 노력은 ‘NICE신평’
선제적 의견 제시 적절성 부문에서는 NICE신평이 3.63점으로 1위에 올랐다. 32회(3.77점)와 33회(3.70점)에서 2위를 차지했던 NICE신평을 34회 설문에서는 선두 자리에 등극했다. 롯데그룹에 대한 등급 선제 조정에 대해 긍정적으로 시장이 평가했다는 분석이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34회 SRE(Survey of credit Rating by Edaily) 책자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