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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이과생이 문·이과 통합 수능 도입으로 표준점수에서 우위를 점하면서 인문계열 학과에 대거 지원하는 ‘문과 침공’ 논란이 한창이다. 이런 가운데 입시 전문가들은 자연계열 모집단위에서 필수 응시 과목 지정을 없애자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편에선 통합 수능 도입으로 구조적으로 불리해진 문과생에 대한 차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과 모집단위 필수 지정 개선해야”
21일 교육계에 따르면 문과 침공이란 이과생들이 수능 선택과목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인문계열에 지원하면서 ‘대학 간판’을 높이려는 현상이다. 지난 11일에는 이주호 교육부장관까지 나서 서울 소재 12개 대학 입학처장과 이에 대한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과 교육당국이 협의해 이과모집 단위 지원자들에게 미적분·기하·과학탐구를 필수로 지정한 것을 없애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만기 소장도 “각 대학이 문·이과 간의 장벽을 허무는 방향, 이를테면 이과 모집단위에 부여된 과목 지정을 해제해 문과생도 이과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통합수능 자체를 개선해야” 지적도
2022학년부터 도입된 통합수능의 가장 큰 변화는 수학에서 문·이과 간 칸막이가 사라진 점이다. 수험생들은 수학 총 30문항 중 22문항은 같은 문제(공통과목)를, 나머지 8문항은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선택에 따라 각기 다른 문제를 풀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선택과목 응시집단의 공통과목 성적에 따라 표준점수를 보정하는 과정을 거친다.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장치이지만, 공통과목에서 이과생보다 점수가 낮은 문과생이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2022학년도 수능에선 문과생이 주로 선택한 확률과 통계 응시생의 표준점수가 미적분 응시생보다 3점 낮았다. 같은 만점을 받아도 표준점수 최고점에서 차이가 나는 셈이다.
과탐 응시생들의 표준점수가 비교적 높아진 점도 통합수능 이후의 변화다. 이는 이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과탐이 사탐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엉망진창인 수능 성적 산출방식을 바꿔야 하며 무엇보다 수학이나 사회·과학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하든지 받을 수 있는 최고점수는 동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