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부채에 대한 응징…추가위험은 제한"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연체율 6%대…소화 불가능한 정도는 아냐"
"정부 유동성공급으로 주식시장 한숨 돌릴 듯"
  • 등록 2022-10-24 오전 8:31:08

    수정 2022-10-24 오전 8:31:08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단기 자금조달시장에 이상이 생겼지만 시스템 위기로 볼 정도는 아니라는 분석이 나왔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와 비교하면 연체율이나 당시 금융기관 건전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어 금융시장이 한숨 돌릴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24일 “4일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시장이 마비됐다. 악화된 부동산 건설시장에 대한 우려와 함께 지방건설사와 부동산 PF 시장에서 주요 역할을 했던 증권사까지 불안이 확산됐다”며 “9월 중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리츠 주가도 급락했다”고 밝혔다.

금융 스트레스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으며 저금리 시대와는 상황이 달라졌지만, 아직은 찻잔 속 태풍이라는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문제가 된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시장의 자금조달 규모는 분기당 6~7조원 정도로, 일반 CP 시장의 10분의 1 수준”이라고 밝혔다.

금융시장의 특성상 PF ABCP 시장의 위험이 다른 CP 시장과 일반 회사채 시장으로 전염될 수 있으며, 금리가 불안하고 회사채·주식 발행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단기 자금조달 시장 불안이 이런 위기감을 야기하지만 CP를 매입하는 은행·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은 과거에 비해 높다는 설명이다.

허 연구원은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를 보면 당시 26개 주요저축은행들의 PF 대출 연체율은 24.7%까지 높아졌지만 현재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6%대”라며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소화가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정부의 강한 의지만 있다면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이제는 부채에 더 이상 너그럽지 않게 됐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허 연구원은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임과 이번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ABCP 시장 마비의 공통점은 높은 부채 부담에서 촉발된 것”이라며 “자산건전성 훼손에 대해 투자자들이 민감해졌다”고 했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주식시장이 급락했지만 정부 개입을 계기로 빠르게 안정된 만큼, 이번 정부 유동성 공급 조치를 통해 주식시장도 한숨 돌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서울 은행회관에서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50조원 이상의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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