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반도체 산업에서 극자외선(EUV) 공정기술과 신소재 개발 등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를 개발하고, 더 나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18~31일 진행되는 반도체 소재 전문 컨퍼런스 ‘SMC Korea 2022’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참여해 차세대 반도체의 방향에 대한 강연을 진행했다. 매년 반도체 소재·장비 등 기업이 참여해 반도체 공급망과 소재개발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 김재현 SK하이닉스 펠로우가 SMC KOREA에서 ‘ESG&EUV’를 주제로 강연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화면캡처) |
|
먼저 ESG와 EUV의 연관성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 SK하이닉스의 김재현 펠로우는 “제조기업들이 제품을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며 “기업들이 기후변화 등 환경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투자자들이 투자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경적인 관점에서 EUV 기술은 더 작은 크기의 고성능 반도체를 만드는 것으로 사용 전력량을 줄이고 환경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EUV 기술을 선점하는 것이 ESG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김 펠로우는 또 EUV 기술과 관련, “노광장비를 만드는 회사가 한 군데(네덜란드 ASML) 밖에 없고 제공 가능한 장비 수는 45~50대로 한정돼서 이 장비를 얼마나 공급받느냐에 따라 반도체 리딩 회사의 경계가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EUV 장비는 거의 스쿨버스 한대 크기”라며 “팹 공간을 줄인다면 팹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과 에너지도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또 “제조업계에서도 고강도 소재를 개발하고 설비 생산성을 올리는 경험을 통해 전력사용량을 줄이고 투자기회를 늘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아가 “전력사용량과 유해물질을 줄이는 것이 ESG 경영의 끝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소극적”이라며 ESG 경영의 환경 이외에도 사회·지배구조 역시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금까지는 SCM(공급망 관리) 리스크를 예상하지 못했다면 이제는 안정적이고 균형 있는 소싱을 통해 경쟁력 있는 에코시스템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 조윤정 삼성전자 마스터가 SMC KOREA에서 ‘차세대 반도체 소재의 도전과제’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화면캡처) |
|
삼성전자 조윤정 마스터는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로봇 등의 실사용이 다가오면서 데이터사용이 급증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향후 5년간 사용하는 데이터의 양은 과거 10년간 데이터사용량의 3~4배가 될 것”이라며 “그만큼 미세화된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게 되기 때문에, 소재개발팀에서는 더 낮은 온도에서 생산 가능하고 좁은 틈을 채워 크기를 줄일 수 있는 소재 연구 및 신물질 개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소재 개발이 반도체 공정 미세화와 제품 개선에 기여할 수 있고 결국 ESG 경영으로 직결된다는 취지다.
특히 조 마스터는 “미세 공정에서 온도를 낮추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300~400℃를 낮춰야 한다”며 “앞으로 소재 기술이 반도체 성능을 좌우하는 키(Key)가 될 것이며, 소재의 생산 및 공급 제약에 대비해 대체할 수 있는 소재까지도 확보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