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발은 일생 동안 수 차례에 걸쳐 성장과 탈락을 반복하는데, 이 주기를 생장기, 퇴행기, 휴지기로 나눈다. 생장기 두피의 모발은 약 3-6년간 지속되며 하루에 약 0.3mm씩 성장한다. 전체 모발의 약 85-90%가 생장기 모발로써 약 3-6년간 지속되며, 그 외 10% 정도가 휴지기, 1%미만이 퇴행기 모발에 해당한다. 모발은 성장 주기를 반복하여 모발의 길이를 조절하고, 건강하지 않은 모발을 건강한 모발로 교체한다.
우리 몸에는 두피 모발 외에도 눈썹, 턱수염, 음모가 있는데 왜 이들은 두피 모발처럼 길게 자라나지 않을까? 모발의 길이는 생장기가 지속되는 기간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들은 생장기가 두피 모발보다 짧기 때문에 두피 모발보다 길이가 짧게 나타난다.
모발의 성장을 유도하는 기전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신적인 호르몬 밸런스가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으로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한 환자에서는 휴지기 모발이 증가하여 탈모가 발생한다. 출산 후 많은 여성들이 탈모를 호소하는데, 이는 임신 기간 중 에스트로겐의 증가로 생장기 모발이 높은 비율로 유지되다가 출산 후 급격히 퇴행기 또는 휴지기로 이행하여 머리가 급격히 많이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환자들은 샴푸 후 머리가 많이 빠진다거나 빗질만 해도 머리가 한 움큼씩 빠진다며 병원을 찾게 된다. 보통 출산 후 2-4개월에 증상을 느끼게 되기 때문에 아기 백일 즈음에 탈모가 심하게 지속되다가 출산 6-12개월 후에는 서서히 회복된다.
남성형 탈모는 체내 안드로겐이 증가하면서 안드로겐에 민감한 모발의 모낭 뿌리 부분에서 안드로겐이 더욱 강한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 (Dihydrotestosterone)으로 변하고 이 호르몬에 의해 모발의 성장이 억제되어 탈모가 일어난다. 안드로겐 탈모증에서는 정상적으로 3-6년이었던 생장기가 짧아지고 두꺼운 정상 모발이 얇고 힘없는 솜털로 변하게 된다.
‘안드로겐 탈모증’ 또는 ‘남성형 탈모증’은 사춘기 이후 어느 시기이든 발생 가능한데 일반적으로 20대 중반에 시작되어 나이가 들면서 점차 진행한다. 주로 양 이마선과 정수리에서 시작된다. 두피 측면과 뒷면의 모발은 안드로겐의 영향을 받지 않는 모발이기에 대개 침범하지 않고 진행된 남성형 탈모증에서도 이쪽 머리는 남게 된다. 서양인의 경우 성인의 약 50% 가 안드로겐 탈모증을 보이지만 한국인에서는 그보다 유병률이 낮아 성인의 약 15-20%에서 발생한다.
남성형 탈모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크게 관여하기 때문에 환자의 친가나 외가에 대머리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남성형 탈모가 초기에 두피가 가려울 수 있고, 두피 피지분비가 증가해 있거나, 지루성 두피 피부염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흔하다.
안드로겐 탈모증은 탈모가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치료 목적은 현재 탈모의 개선이 이상적이지만, 진행을 막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들 경구약의 부작용으로는 의욕감소, 우울감, 성욕감퇴, 여성형 유방 등이 있으며 간혹 이러한 부작용 때문에 약을 복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 약제들은 남성호르몬 억제제이기 때문에 임산부에서 남성 태아를 여성화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어 임산부나 기임기 여성에는 처방 금기이며, 이 약을 복용하는 남자 환자 주변에 임산부나 가임기 여성이 접촉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피나스테리드를 복용 중인 남성은 수혈을 피하도록 강하게 권고 되고 있다. 그 외 가시광선 또는 적외선 파장의 레이저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보고들이 있다. 요새는 외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젊은 성인기에 모발이식 수술을 하는 경우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안드로겐 탈모증은 가장 흔한 탈모증으로 환자들에게 심리적 위축,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안드로겐 탈모증은 자연적으로 계속 진행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치료 목표를 세우고 부작용에 대해 잘 숙지하여 최선의 치료를 선택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