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식량안보 시대 ‘종자 보존 강국’ 체계 구축

세계채소센터와 모든 유전자원 6.5만점 보존 협약
국제규격 첨단 저장시설 보유, 규모 7 지진도 견뎌
  • 등록 2020-12-18 오전 6:00:00

    수정 2020-12-18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코로나19로 세계 식량 안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해외 각국과 기관에서 기탁한 2만7000여점의 종자에 이어 세계채소센터의 모든 종자를 관리키로 하는 등 종자 보존 강국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농촌진흥청 직원들이 지난 15일 세계채소센터로부터 받은 유전자원을 수원 농업유전자원센터 중부지소에 입고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진청은 지난 2008년 세계채소센터와 체결한 유전자원 안전중복보존 협약을 최근 갱신하고 2024년까지 단계적으로 세계채소센터의 모든 유전자원 456종(6만5000점)을 농업유전자원센터에 장기 안전 보존키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협약에 따라 지난 15일 1차로 유전자원 87종(7512점)이 경기 수원에 위치한 농업유전자원센터 중부지소에 입고됐다.

세계채소센터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해결과 건강 증진을 위해 채소유전자원을 수집·관리·증식·특성평가·분양하는 비영리 국제연구개발기구다

농진청의 농업유전자원센터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2008년 세계 종자 안전 중복 보존소로 지정했다. 현재 천재지변 등에 따른 자원 소실에 대비해 다른 나라·기관에서 총 2만7325점의 종자를 기탁해 안전하게 보존하고 있다. 유전자원은 블랙박스 형태로 보관되며 한 번 들어오면 제공국의 허가 없이 열어볼 수 없다.

농진청은 전주와 수원에서 국제 규격의 첨단 저장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3중 벽과 5중 바닥으로 설계했으며 리히터 규모 7.0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단전에 대비해 비상 발전기도 갖췄다.

저장고는 보존기간에 따라 중기(30년)·장기(100년)·특수(반영구)로 구성했다. 이곳에는 우리나라 식물유전자원 종자 1599종(23만7872점)과 영양체 1488종(2만6088점) 등 총 3087종(26만3960점)을 보존하고 있다. 식물유전자원 보유수는 미국·인도·중국·러시아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다.

농진청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한국 유전자원도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의 국제종자저장고에 토종 종자를 맡겨 영구 보존하고 있다. 2008년 처음 기탁해 현재 44종(2만3185점)을 보존 중이다. 스발바르 국제종자저장고에는 세계 각국에서 보낸 약 100만점의 종자가 저장돼 있다.

박교선 오진청 농업유전자원센터장은 “종자는 인류의 먹을거리 생산의 기본이 될 뿐만 아니라 의약품 등 다양한 분야의 기초재료로 사용되는 인류의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내외 종자를 안전하게 보존하고 관리하는 체계를 구축해 세계종자안전중복보존소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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