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6개 사모펀드에 489억 투자
|
2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바이오 기업인 헬릭스미스는 2018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년여간 팝펀딩·독일 해리티지 DLS(파생결합증권)·아너스 등 사모펀드 6개에 모두 489억원을 투자했다.
펀드별로 팝펀딩 연계 사모펀드 3개에 390억원을 태웠다. 독일 해리티지 DLS와 아너스 부동산 펀드에도 각각 25억원, 74억원을 넣었다.
팝펀딩은 검찰 수사에서 부실 대출 돌려막기 등 사기 혐의가 확인돼 최근 회사가 폐업했다. 헬릭스미스가 아직 회수하지 못한 펍펀딩 펀드 투자금은 316억원에 이른다.
독일 해리티지 DLS 역시 2000억원대 투자금 환급이 중단된 상태다. 헬릭스미스는 이 펀드 투자액 25억원을 전액 회수하지 못했고, 아너스 펀드도 19억원을 아직 돌려받지 못했다.
펀드 투자잔액 360억…일부만 손실 반영
문제는 앞으로 회사 재무제표에 대규모 투자 손실이 반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헬릭스미스는 6개 사모펀드의 미회수 투자 잔액 약 360억원 중 64억원(18%)만 평가 손실을 반영한 상태다. 펀드 자산의 장부상 잔액은 295억원에 달한다.
헬릭스미스의 펀드 투자금은 ‘당기 손익 인식 금융 자산’으로 분류된다. 펀드의 가치 변동을 결산 때마다 회사의 손익으로 반영한다는 이야기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7~12월) 중 수백억 원대 펀드 투자 손실이 추가로 반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투자금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
이처럼 헬릭스미스가 거액의 사모펀드 투자 손실을 반영할 경우 상장 폐지 후보인 ‘관리 종목’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행 규정상 코스닥 상장사의 계속 사업 손실액(법인세 비용 반영 전)이 2년 연속으로 자기 자본의 절반을 넘으면 한국거래소가 관리 종목으로 지정하기 때문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미 지난해 계속 사업 손실액(1082억원)이 자기 자본(1991억원)의 54%에 달했다. 올해도 상반기(1~6월)까지 계속 사업 손실액(505억원)이 자기 자본(1520억원)의 33%에 달하며 회사의 상장 유지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헬릭스미스가 2861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것도 자기 자본을 확충해 이 같은 재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다. 그러나 사모펀드 투자 부실이라는 돌발 변수가 불거진 것이다.
헬릭스미스는 “모든 상품에 손실이 발생한 것은 아니다”라며 “피해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 법무법인을 선임했고 분쟁 조정을 신청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주가는 투자자와 주주의 우려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헬릭스미스 주가는 19일 전 거래일 대비 29.92% 급락한 2만1550원에 장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