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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근로시간 자율성 확대’·‘포괄임금제 폐지’
삼성전자가 7월부터 실시할 새로운 자율출퇴근제의 핵심은 주 단위였던 근로시간 기준을 월 단위로 확대해 자율성을 높이는데 있다. 또 그동안 주 52시간 제도 도입에 어려움이 예상됐던 신제품이나 신기술 연구 개발 업무 등 R&D 직군에 한해, 업무 수행 수단이나 근로시간 관리에 대해 직원이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완전한 재량권을 줄 방침이다. 여기에 제조 부문은 에어컨 성수기 등에 대비하기 위해 3개월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한다.
이들 제도가 도입되면 삼성전자 직원들은 하루 4시간 이상만 근무하면 한 달 평균 주 40시간 내에서 자유롭게 출퇴근 및 근로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첫 시행 달인 7월의 경우 주말을 빼고 평일(22일)에 근무한다면 하루 8시간 씩 계산해 총 176시간을 직원이 근무 패턴에 따라 자율적으로 일하면 된다.
근로기준법 52조에 따르면 ‘선택적 근로시간제’는 1개월 동안 미리 정해진 총 근로시간에 맞춰 근로자가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을 원하는 대로 조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 규정에 근거해 주 단위인 기준을 월 단위로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근로시간 기준 확대와 함께 일부 부서에서 노사 간 약정에 따라 연장·야간·휴일 근로 등 초과 근로 수당을 미리 정해, 일괄 지급하는 ‘포괄임금제’도 사실상 폐지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앞으로 시간외근무가 한 달에 20시간을 넘으면 10분 단위로 통상임금의 150%를 지급할 예정이다. 또 평일 야간근로(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 근무)에 대해서는 연장 및 야간 근로 수당을 더해 통상임금의 200%를 줄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율출퇴근제의 확대와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 수당 지급 등으로 비용 부담이 있더라도, 효율적인 근무 문화가 정착되면 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SK·LG·롯데 등 주요 계열사…주 52시간 근무제 시범 운영
삼성과 함께 다른 주요 대기업들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올 들어 유연근무제 시범 운영 등을 통해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올 2월부터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과 워라밸 문화 정착을 위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기간 SK하이닉스는 임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점검하고 주 52시간이 넘을 경우 해당 부서장과 임직원들에게 이를 알려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또 제도 정착을 위해 IT시스템을 개선하고 통근버스 시간 조정 등 관련 인프라 보완도 지속하고 있다.
LG전자도 2월부터 사무직 직원들이 하루 최소 4시간 최대 12시간까지 자율적으로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는 선택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해 시범 운영 중이다. 기능직의 경우에도 52시간 근무제를 전 생산라인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LG그룹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내에서 일하는 각 계열사 임직원들은 근무시간을 기존보다 30분씩 앞당겨 오전 8시 30분~오후 5시 30분으로 조정해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롯데케미칼도 지난해 1월부터 이미 유연근무제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7월부터 본사 및 연구소 직원들을 대상으로 근무시간 이후 ‘PC오프제’를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