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北美접촉 무산' 책임 떠넘기나.."김여정, 惡의 패거리"

"지구 상에서 가장 폭군적, 억압적 정권의 중심기둥"
일각 '트럼프의 '비둘기파 힘싣기'에 불편한 심기" 관측
  • 등록 2018-02-23 오전 8:09:11

    수정 2018-02-23 오전 8:09:11

사진=AP연합뉴스
[뉴욕=이데일리 이준기 특파원] 마이크 펜스(사진)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비록 불발됐지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지난 10일(한국시간) 청와대 비밀회동을 예정했던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을 향해 “지구 상에서 가장 폭군적이고 억압적인 정권의 중심기둥”이라고 맹비난했다. 펜스 부통령이 김여정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례를 찾기 어려웠던 북미 고위급 접촉 무산의 책임을 김여정 측에 돌리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펜스 부통령은 이날 메릴랜드주 옥슨힐에서 열린 미 보수주의연맹(ACU) 연차총회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에서 한 기조연설에서 “모든 미국인은 이 사람(김여정)이 누구이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김정은의 누이는 2500만 주민을 잔인하게 다루고, 굴복시키고, 굶주리게 하고, 투옥한 사악한 가족 패거리”라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김여정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미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라는 점을 언급, 그를 인권유린 행위의 당사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펜스 부통령은 또 김여정의 외교적 행보에 높은 점수를 매긴 미 언론을 향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간 미 언론은 김여정의 방남 기간 내내 그를 ‘북한의 이방카’로 지칭하며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보도해왔다. 이와 관련, 펜스 부통령은 “우리가 2주 전 평창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해 미국팀을 응원할 때 많은 주류언론은 ‘또 다른 고위관리’(김여정)에게 지나치게 집착했다”며 “내가 북한 사람들과 함께 서서 응원했어야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하고자 하는 말은 ‘미국은 살인적인 독재정권에 찬성하지 않으며 맞서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펜스 부통령은 평창올림픽 개막식 내내 김여정을 외면했다. 이를 두고 미 언론은 “품위 없는 행동”, “미국의 이미지를 깎아내렸다”는 등 비판을 받았었다. 일각에선 ‘딱딱한’ 펜스 부통령이 ‘미소’의 김여정에게 ‘평창 외교전’에서 밀렸다는 평가도 나왔다. 이와 관련, 펜스 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독재자의 여동생을 회피한 게 아니라 그저 무시만 했을 뿐”이라며 “나는 미국 정부가 김여정에 대해 그 어떤 관심이라도 표명하지 않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으나, 부정적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펜스 부통령은 북한에 대한 압박강도를 더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며 “우리는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하는 것을 멈출 때까지, 혹은 핵·탄도미사일을 완전히 폐기할 때까지 강하게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쪽에 무게를 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비롯한 ‘비둘기파’의 손을 들어준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 정부 내 대표적 ‘매파’인 펜스 부통령의 심기가 불편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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