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이 지난 현재 5대 미래 먹거리 중 바이오제약 분야만은 자체 개발한 류마티스관절염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 진출하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바이오의약품 생산을 의뢰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전지, 의료기기, LED 등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그룹의 바이오제약 신 사업을 이끌고 있는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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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이다. 신약을 개발하는 대신 다른 제약사가 제품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를 하면 그 회사의 기준에 맞춰 약을 생산해 납품하는 것으로 일종의 위탁생산이다. 처음 삼성이 CMO 사업에 집중한다고 했을 때 ‘제약업에 대한 경험이 전무한 삼성이 무슨 수로 약을 개발하느냐’, ‘부가가치 높은 신약을 개발해야지 격 떨어지게 위탁생산이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삼성이 바이오제약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는 조롱도 있었다. 삼성그룹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전문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약을 개발하면 삼성서울병원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이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약을 생산해 삼성서울병원에서 쓰면 된다는 것이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운영담당 상무는 “바이오의약품의 개발과 생산과정에 대해 잘 몰라서 하는 얘기”라며 “회사 설립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윤 상무는 “반도체에서 쌓은 미세공정 효율화의 경험을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접목하면 지속적으로 커가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전 직원의 25% 정도가 공정관리와 관련된 인력이다. 신약개발부터 임상시험을 거쳐 상업화까지 모든 과정을 제약사 혼자서 하기 보다는 각 단계별로 경쟁력 있는 기업과 협업을 하는 것으로 트렌드가 바뀐 것도 삼성바이오로직스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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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사 설립 단계에서 글로벌 제약사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 경험이 있는 전문가 100여 명을 초빙했다. 윤호열 상무는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는 대신 전문가들을 영입해 처음부터 앞서 나가는 전략을 썼다”며 “전문가들이 모이다 보니 생산 과정에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3만ℓ 규모의 제 1공장을 현재 상업 가동 중이고 15만ℓ 규모의 제 2공장은 현재 시험생산 중이다. 18만ℓ 규모의 제 3공장은 2018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짓고 있는 상태다. 세 공장이 모두 가동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는 36만ℓ 로 경쟁사인 베링거인겔하임(29만ℓ), 론자(28만ℓ)를 월등히 앞서게 된다.
5년 간 2조원 투자…올해부터 매출 본격적 발생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운영하려면 공장을 짓는데 2년, 유효성 검증에 1년, 심사 승인 과정에 2년 등 최소 5년은 투자해야 한다. 5년 동안 밑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그룹은 삼성바이로로직스에 지금까지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했다.
매출은 2014년이 100억원 지난해가 900억원에 불과했지만 시장에서 예측하는 올해 예상매출은 2000억원 안팎이다. 윤 상무는 “지난해 말 제 1공장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인증을 받아 올해가 실질적으로 첫 매출이 나오는 해”라며 “그룹 수뇌부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었다면 사실상 불가능한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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