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엔지니어링의 9월말 기준 차입금과 현금성자산은 각각 2조7000억원, 9000억원 수준으로 이를 감안한 순차입금은 약 1조8000억원이다. 순차입금이 불과 3개월 전(1조 2400억원)보다 5000억원 이상 늘어나면서 재무적 부담이 증폭됐다. 무엇보다 지난 2013년에 이은 또 한번의 대규모 손실을 한꺼번에 인식하면서 사업 역량에 대한 신뢰도마저 추락해 향후 영업실적에 대한 시장의 불안감이 계속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안희준 한신평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산유국 재정수지 악화로 중동 플랜트 발주규모가 축소될 가능성을 감안할 때 당분간 수주 감소추세는 불가피하다”면서 “두 차례의 대규모 손실인식으로 해외프로젝트 사업 역량이 약화된 것으로 보이고 향후 영업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도 크게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홍세진 NICE신평 선임연구원도 “3분기 손실을 초래한 주요 해외현장들이 대부분 올해와 내년 초에 마무리 될 예정이지만 얀부발전(Yanbu Power Plant)은 오는 2017년 중 완공될 예정”이라며 “손실 프로젝트와 그 외 현장들의 원가율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실적충격 직후 1조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와 함께 장부가 3500억원 규모의 본사 사옥 매각이라는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주구성상 삼성그룹 계열지분은 22%에 불과해 계획대로 구주주청약에서 증자 물량을 온전히 소화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아울러 유상증자로 급한 불을 끄더라도 추가적인 해외프로젝트 원가율 조정 등 실적에 결정적 변수가 발생할 경우 그룹의 지원의지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엔지니어링의 실적충격으로 다른 대기업계열 건설·플랜트 업체들의 신용위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갑작스럽게 손실로 돌변할 수 있는 위험자산인 미청구공사 규모를 볼 때 GS건설과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순으로 정상범위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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