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고배당의 매력

  • 등록 2014-07-30 오전 7:59:27

    수정 2014-07-30 오전 7:59:27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2기 경제팀 출범과 함께 국내 주식시장에서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서 정부는 24일 내놓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에서 배당확대 유도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투자한 기업의 배당정책에 관여할 수 있도록 해 국내 기업의 배당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배당소득에 대해서도 세제를 완화한다. 대주주와 소액주주에게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를 적용해 세금을 깎아주기로 했다. 배당금을 받아도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포함하지 않고, 따로 단일세율을 적용한다. 현행 세제는 배당소득을 포함해 연간 금융소득 합이 2000만원 이하일 때만 세율 14%로 분리과세하고, 2000만원을 넘으면 금액에 따라 누진해서 최고 38%까지 종합과세했다. 배당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주주는 대다수가 최고세율(38%)을 적용받았기 때문에 분리과세하면 손에 쥐는 현금이 늘어날 수 있다.

배당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전통적인 고배당주 주가도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 배당주인 동서는 17일부터 9거래일 동안 17%가량 올랐다. 한국쉘석유도 나흘 연속 상승하며 6% 올랐다.

배당 확대 유도와 감세를 추진하면서 국내 증시로 적지 않은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자소득과 배당소득 간의 세 부담 차별화로는 은행 예금, 채권과 같은 이자자산의 매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 예금과 채권에 투자했던 현금을 고배당 주식이나 배당펀드로 돌릴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신영증권에 따르면 2012년 소득금액을 기준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의 이자소득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당시 평균 예금 이자 3.43%를 고려하면 90조원 가량의 현금을 은행에 맡겨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작년 말 기준 정기예금 가운데 이자 소득이 2000만원을 넘을 것으로 보이는 10억원 초과 예금은 558조원에 달했다. 단순히 세제 완화와 배당 수익률만 보고 주식시장으로 넘어오지는 않겠지만 적지 않은 현금 부자는 이번 기회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예금 또는 채권 등 안전 자산 외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자산가들은 아무래도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근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코스닥 시장 대비 코스피 시장의 강세 흐름이 이어질 이유가 한가지 더 추가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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