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연비까지 갖춘 대표 세단, 그랜저 하이브리드

  • 등록 2014-01-06 오전 8:21:04

    수정 2014-01-06 오전 8:21:04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대형 세단은 차 값에 걸맞은 장점이 많다. 넉넉한 실내공간을 갖추고 묵직하면서도 안락한 주행감은 기본이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넓은 수납 공간은 덤이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다. 크고 무거우니 자연스레 기름을 많이 먹는다. 기름값이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요즘 특히 대형세단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십상이다. 그런 면에서 새로 나온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반가운 모델이다.

기존 가솔린 엔진에 하이브리드 엔진을 장착해 연비를 대폭 개선해 준대형 이상 세단 가운데서는 연비가 가장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와 서울 시내 도로 총 200km 구간에서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2.4 프리미엄 모델, 풀옵션)을 직접 타봤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차 제공.
외관은 기존 그랜저와 비슷하다. 고급스럽고 역동적인 디자인을 계승하면서도 하이브리드 전용 엠블렘을 적용해 포인트를 줬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연비다. 주행 평균 연비가 13.5㎞/ℓ 정도 나왔다. 기준연비(16㎞/ℓ)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160km가 넘는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제동과 가속을 반복하는 시내구간에서 험하게 차를 운전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운전습관에 따라 연비가 천차만별이다. 정속주행을 지킨다면 기준연비는 쉽게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 그랜저(2.4 모던) 연비(11.3㎞/ℓ)와 비교해서 월등한 수준이다. 높은 연비를 갖춘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을 1년 운행하면 기존 가솔린모델(2.4 모던)과 견줘 1년에 약 100만원 가량의 연료비를 아낄 수 있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가솔린보다 차값이 480만원 가량 비싸지만 5년 이상 몬다면 하이브리드 모델이 더 경제적이다. 게다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기존 그랜저 3.0급 편의사양을 갖췄다.

주행성능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고속 주행 상태에서의 떨림은 많지 않았고, 곡선구간을 돌 때도 안정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속도를 더 높이려 가속 패달에 발을 얹으니 차체가 반응을 보이며 엔진의 힘을 발로 전달했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개발한 세타∥ 2.4 MPI 하이브리드 엔진을 적용해 뛰어난 성능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을 보인 까닭을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내 소음은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지만, 생각보다 크게 느껴졌다. 하이브리드 모델 특성상 전기모터로 구동되는 구간이 많은데, 이때 엔진소음이 사라지기 때문에 주변 소음이 상대적으로 크게 들릴 수는 있다.

종합하자면 국내 대표 준대형 세단의 명성은 이어가면서도 연비를 잡은 경제적인 차량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싶다. 세단 특유의 승차감과 연비를 중시하는 소비자에게 권하고 싶은 차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4 프리미엄 한 종류로 값은 3460만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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