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편의점은 반대다. 편의점 본사는 손님들이 현금 대신 신용카드를 내면 더 좋아한다. 그 이유는 카드를 긁을 때마다 편의점 본사로 떨어지는 ‘리베이트’ 때문이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손님이 5000원 어치 물건을 사고 신용카드로 결제했다면 편의점 본사는 물건값의 2%인 100원을 신용카드 회사에 수수료로 내야 한다. 이 수수료는 편의점 가맹점주와 편의점 본사가 6대4의 비율로 나눠 낸다. 5000원어치 물건을 사면 편의점 본사는 40원을 신용카드 회사에 내는 셈이다. 손님이 현금으로 결제하면 안내도 됐던 돈 40원을 카드사에 내게 됐지만 편의점 본사는 이보다 더 많은 돈을 밴(VAN)사들로부터 리베이트 형식으로 받는다.
밴사들은 신용카드를 긁을 때 카드사에 정보를 보내 그 신용카드가 유효한지를 확인하고 고객이 얼마를 긁었다는 걸 카드사에 알려주는 업무를 해준다. 그 댓가로 카드 결제 한 건당 약 60~100원의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는다. 문제는 편의점 본사가 이들 밴사들에게서 건당 90원 가량의 리베이트를 전산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 편의점에서 발생한 신용카드 결제건수는 약 5억8500만건인데 편의점 본사에서 밴사들에게 받은 전산 수수료 명목의 리베이트가 약 510억원이니 건당 약 90원 꼴이다.
밴사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편의점 본사에 리베이트를 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편의점에서 긁는 신용카드 결제를 어떤 밴사가 처리할 것인가를 전적으로 편의점 본사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편의점들은 그래서 밴사들을 선정할 때 전산 수수료 명목의 리베이트를 얼마나 낼 것인가를 적어내게 하고 그 금액이 많은 밴사를 편의점 결제 밴사로 결정한다.
건당 60~100원의 수수료를 카드사로부터 받고 건당 90원의 리베이트를 편의점 본사에 줘야 하는 밴사들은 혹시 손해를 입지는 않을까. 하지만 밴사들의 수익원은 또 있다.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나오는 수수료와 카드사에서 나오는 밴 수수료 수백억원이 결국은 이렇게 돌고 돌아 편의점 본사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내는 세금과 영세상인들이 내는 카드수수료가 결국 이런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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