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30일 달러-원 환율은 1100원 대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간밤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이탈리아 정국 불안감이 누그러지면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약화했다. 지난주 말 이탈리아가 3당 연립정부를 구성한 뒤로 첫 시험대인 10년 만기 국채 입찰을 호황 속에 마무리됐고, 엔리코 레타 총리가 이날 첫 의회 연설에서 성장 부양과 부동산세 유예 및 재검토를 약속한 것도 힘을 실어줬다.
미국에서도 3월 개인 소비지출이 석달 만에 가장 저조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시장 기대치는 웃돌았고, 3월 잠정주택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
29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거래일대비 106.20포인트, 0.72% 상승한 1만4818.75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05.6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1.2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07.2원)보다 2.80원 밀렸다.
이런 분위기에서 월말을 맞아 수출기업도 환율 하락에 베팅하며 네고 물량(달러 매도)을 밀어낼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엔화 움직임에 따른 당국의 개입 경계감이 관건이다. 달러 당 97엔대로 내려가며 엔저가 주춤하고 있지만, 긴장을 풀 정도는 아니다. 아울러 김중수 한은 총재도 이날 오전 열린 대기업 CEO와 간담회에서 “비기축통화(를 쓰는 입장에서는)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며 “현명하게 대처하는 게 숙제”라고 강조했다.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려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도 1107원에 근접하면서 개입경계감이 확산하며 탄탄한 지지선을 형성한 바 있다. 당국 개입 경계감에 기대 환율이 조금 밀리면 정유사를 중심으로 결제물량이 유입되면서 하단을 지지할 가능성도 크다. 아울러 북한 개성공단 폐쇄 과정에서 7명이 잔류하면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남아 있어 달러 매도심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전일 서울 환시 마감 무렵의 98.02엔에서 97.97엔으로 하락했고, 유로-달러 환율은 1.3093달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