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美 대사관 직원들 간첩혐의로 추방

차베스 사망 발표 수 시간 전 나와..지지세력 결집 목적추정
"적들이 차베스 대통령 암 유발했다" 비난
  • 등록 2013-03-06 오전 8:22:27

    수정 2013-03-06 오전 8:41:52

[이데일리 양미영 기자]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 투병 끝에 사망한 가운데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대사관 직원들을 간첩혐의로 베네수엘라에서 추방시켰다고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2명의 미국 대사관 직원들이 베네수엘라 정부에 반하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추방됐다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부통령은 국영TV에 출연해 “역사적인 적들이 차베스 대통령의 암을 유발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일간 차베스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으며 모든 혐의 뒤에는 조국의 적들 있다”고 말했다.

마두로는 “데이비드 델모나코 미국 공군 대령 등 2명이 베네수엘라 군 당국자들과 접촉해 정국을 불안정하게 하기 위한 계획을 모색하려 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다.

AFP통신은 미국 국방부가 델모나코 대령이 추방돼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WSJ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차베스 사망 발표 전 지지자들을 미리 결집시키기 위해 미국인 추방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과거에도 미국의 기술이 최근 수년간 암 진단을 받은 남미 지도자들의 병에 영향을 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의 주장 역시 이같은 음모론에 기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정부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제기한 혐의에 대해 부인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차베스 대통령의 병에 관여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며 “완벽히 부인한다”고 말했다

차베스 대통령 사망에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는 차베스 대통령이 호흡 문제로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고 베네수엘라 정부가 대통령 사망 등에 대한 성명을 준비 중이라는 관측을 키웠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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