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떨어지는데 자산 위험관리는 어떻게?

다시 풀어 읽는 경제기사
강기우·한국은행 조사국 조사역
  • 등록 2007-05-04 오전 8:48:29

    수정 2007-05-04 오전 8:48:29

[조선일보 제공] 강남이 어떤 곳인가요? 정부의 일관된 부동산정책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부동산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뱃살이론(다이어트할 때 뱃살이 가장 나중에 빠지듯이 강남 주택가격이 가장 나중에 떨어진다는 뜻)’ 등을 내세우며 가격이 떨어지지 않을 대표 지역이라고 지목한 곳 아닌가요? 그런 강남의 아파트 가격이 넉 달 사이 20% 이상 하락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이처럼 개인이 보유한 자산에 잠재되어 있는 시장 위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보고, 또 그 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가계가 가지고 있는 시장 위험

시장 위험(market risk)이란 시장가격, 시장금리 등이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손실이 발생하게 되는 위험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계는 소득 중 일정 부분을 소비하는 데 쓰고, 나머지를 금융상품(예적금·보험·펀드), 주식, 부동산 등을 살 때 사용하죠. 때로는 집이나 자동차를 사기 위해 대출을 받기도 합니다. 그런데 주식이나 부동산을 가지고 있으면 가격이 하락할 경우 손해가 날 위험에 처할 수 있습니다. 채권을 가지고 있거나 대출을 받고 있으면 어떨까요? 금리가 오를 때 채권 가격이 떨어지거나 대출 이자가 늘어나는 금리 위험에 노출되죠. 어떻게 해야 이런 시장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요?

계란은 한바구니에 담지 마라!

가계가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분산 투자입니다. 지난해 12월 전 재산을 팔아 강남에 아파트를 마련한 경우라면 어떨까요? 위 기사처럼 가격이 20% 정도 하락하면 거의 몇 년을 모은 저축을 넉 달 만에 모두 잃어버리는 꼴이 됩니다.

그런데 만일 이런 비싼 아파트를 사지 않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에 살면서 여윳돈으로 펀드 등에 투자했다면 그 결과는 어땠을까요? 주식시장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니 아마도 집값 하락에 따른 손실의 상당 부분을 메울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특정 시장 위험에 노출된 위험의 크기를 줄이는 것, 즉 계란을 여러 바구니에 나누어 담아 계란을 옮길 때 혹시 바구니를 떨어뜨리더라도 계란이 모두 깨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분산 투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분산 투자를 하더라도 전체 위험의 크기를 알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쉬운데요. 위험의 총액이 중요한 이유를 살펴보도록 할까요?

위험은 총액으로 관리해야…

위험을 어떻게 총액으로 나타내느냐고요? 투자은행인 제이피 모건의 전(前) 회장인 데니스 웨더스톤이 1980년대에 처음 시도한 일입니다. 웨더스톤은 자기 회사가 시장 위험에 얼마나 노출됐는지 매일 영업이 끝난 후 15분 이내에 하나의 수치로 요약해 제출하도록 지시했답니다. 이 보고서에는 제이피 모건의 모든 위험이 ‘위험금액(VaR)’이라는 하나의 수치로 표시되었다네요. 이후 회사는 언제든지 위험금액만큼을 조달할 수 있는 대책을 세워 위험을 관리하고 있답니다. 이후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VaR개념이 널리 퍼지게 됐죠.

그렇다면 가계는 어떻게 위험을 관리할 수 있을까요? 부부가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면서 주위 사람들과 아파트 평수를 비교하게 되고, 주식 투자에서 상한가를 맛보고, 심심해서 한번 찾아간 경마장에서 일등마를 맞히면서 갑자기 ‘올인(all-in)’ 욕구가 생기게 됩니다.

이 경우 가계의 연평균 소득이 얼마인지, 매달 대출 이자를 얼마씩 상환하고 있는지, 또 금리가 오를 때 얼마만큼의 대출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지 등 중요한 문제를 쉽게 잊어버리게 되지요. 무리하게 돈을 빌려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 결과 여유자금이 없어진 가계는 시중금리가 오르는 것과 같은 작은 외부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보유 자산을 급하게 팔 수밖에 없답니다. 위 기사처럼 20% 이상 싼 가격에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는 경우도 생기겠죠.

한 달에 한 번씩 가족이 모여서 가계의 자산 구성과 자산에 내재돼 있는 시장 위험에 대해 토론해 보면 어떨까요? 아마도 한쪽으로 쏠린 자산의 구성을 균형 있게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덤으로 가족간의 토론을 통해 가족 구성원들은 최고의 경제교육 시간을 갖게 될 것입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