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포인트] ‘묻지마 임야투자’의 함정

  • 등록 2006-12-12 오전 8:53:10

    수정 2006-12-12 오전 8:53:10

[조선일보 제공] 땅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임야는 일단 피하고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 시장을 짓누르는 악재가 겹겹이 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금 중과세와 개발 규제를 통해 임야 투자에 대한 족쇄 채우기에 나서고 있다. 실수요 목적보다는 시세 차익을 보고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우선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부재 지주(외지인) 소유의 임야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60%)이다. 현지인은 중과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요건이 까다롭다. 정상 세율(9~36%)로 양도세를 내려면 최소한 2년 이상 보유하고, 임야 소재지나 연접 시·군·구에서 보유 기간의 80%(19.2개월)를 거주해야 한다. 팔기 전 임야 소재지로 주소만 옮긴다고 해서 현지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는 얘기다.

특별시나 광역시의 경우 연접 지역은 구(區)를 기준으로 따진다는 점에 주의하자. 예컨대 의정부에 있는 임야의 경우 의정부와 경계인 서울 노원구 거주자들은 현지인으로 간주되지만 강남·서초구 주민들은 외지인으로 분류된다. 보유세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임야는 세대를 합산해 공시가격 3억원이 넘는 땅은 보전 산지 내 조림 목적 땅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다. 농지만 해도 저율의 분리 과세로 종부세 부담이 없다. 더욱이 내년에는 값이 오르지 않더라도 종부세 과세 표준 적용률이 70%에서 80% 올라가 세 부담이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관리지역(옛 준농림지)내 임야 투자 환경도 나빠졌다. 관리지역 안의 임야들이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수준으로 개발이 까다로운 보전관리지역으로 묶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달 초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관리지역 세분화(계획·생산·보전 관리지역으로 분류)작업이 끝난 고양시의 경우 관리지역에 있는 임야의 90% 이상이 보전관리지역으로 분류됐다.

입지가 아무리 좋아도 개발이 어렵다면 땅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정책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있다. 규제가 갈수록 세지고 있는 임야는 당분간 쳐다보지 않는 게 좋다. 대출을 내서 시세 차익 목적으로 ‘묻어 두기식 투자’에 나섰다가는 맘 고생만 심해질 수 있다.

박원갑·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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