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교수는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실거래가격 신고제도 는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한다"며 "다만 나머지 정책은 현실에 대한 잘못된 진단에 기초한 좌충우돌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강남 내부에서 신규 주택공급이 뒤따르지 않은 한 해결이 어렵다"며 “재건축 이외에는 신규 주택공급이 불가능하다고 볼 때, 이 문제를 심도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집값 향배에 대해 이 교수는 "주택건설 인허가가 크게 감소하고, 내년에도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며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은 2008년까지 계속 불안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주택 시장보다는 토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과거의 대선에서 알 수 있듯이 각 후보자 진영에서 각종 지역개발 공약을 내놓을 것이고,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토지 시장 과열을 초래했기 때문이다.
-강남 재건축 해법은
▲강남 내부에서 신규 주택공급이 이뤄져야 하는데 현재로선 해결이 쉽지 않다. 강남 외부에 신도시를 공급해 해결할 수 있지만 문화,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강남 대체효과는 미지수다. 결국 강남 내부에 주택공급이 필요하고, 이는 재건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본다. 재건축을 허용할 경우 해당지역의 주택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안정을 찾을 것이다. 강남 재건축 문제에 대한 해결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포함한 재건축 로드맵을 심도 있게 논의해 볼 시점이다.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평가는
▲거래 투명성 차원에서 실거래가 신고제도를 시행한 것은 높게 평가한다. 그러나 나머지 정책은 대부분 시장의 반응을 고려하지 않거나 잘못된 진단에 기초한 좌충우돌식 정책이었다.
-신도시 계속 지어도 되나
▲도심의 재건축, 재개발을 억제하고 주택가격 상승마저 허용하지 않겠다는 정부 정책을 감안하면 도심 외곽의 신도시 개발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신도시 개발이 계속될 경우 대도시 외곽의 교통, 난개발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비용이 생긴다. 현재의 수도권 주택 사정을 감안할 때 주택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고밀도로 재건축, 재개발하면서 신도시 개발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2003년 이후 정부의 규제정책으로 주택건설 인허가가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크게 감소하였던 점을 고려하면,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은 2008년까지 계속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2008년 이후에는 신도시 개발 효과가 나타나면서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경우 전세가격과 주택가격은 내년부터 안정을 찾고 2008년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
-세제 가운데 보완할 부분은
▲종합부동산세, 양도세의 보완이 절실하다. 예컨대 현 정부는 종부세를 수요억제 수단으로 삼고 있지만 주택소유자에게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속적인 수요억제를 가져다주지 않는다. 세금이 집값을 잡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부동산 문제 해결방안은
▲ 정책 신뢰도 회복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선 정부 부처간 불협화음을 줄여야 한다. 정부나 정치권, 일부 시민단체의 검증되지 않는 주장을 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것 역시 경계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정책은 부동산 시장의 오류를 낳고, 시장 왜곡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