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공동락기자] 17일 국채선물 시장은 콜금리 인하 이후 어수선했던 분위기가 진정되면서 수급, 경제 펀더멘털 등 채권시장 주변 변수들을 다시금 점검하며 방향성을 타진하는 하루가 될 전망이다.
국채선물은 전일 장중내내 등락을 거듭하는 혼조장세 끝에 보합권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틀간에 걸친 랠리로 차익실현 매물이 유입되기도 했지만 콜금리 인하가 단순히 절대금리 수준을 낮춘 것을 제외하고는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견해가 만만치 않았다. 가격 수준에 대한 적응도 어느 정도 완료되면서 지난주말 4만~5만계약에 이르던 거래량도 콜금리 인하 수준으로 다시 복귀했다.
전격적인 콜인하에 따른 충격이 다소 안정을 찾으면서 시장은 이제 다시금 주변에 있는 재료를 점검할 시점을 맞이했다. 그러나 여전히 풍부한 시중 유동성에 경기 여건 역시 당장에는 개선될 징후가 없다는 점에서 금리인하 이전과 비교해 상황은 그다지 나쁘지 않다.
더구나 정책당국이 한차례 금리인하를 통해 경기부양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는 사실은 추가적인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을 고조시키고 있다. 또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 현상에도 불구하고 우려했던 대외 자금이탈이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점도 당분간 채권시장의 랠리 가능성을 더욱 두텁게 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실시하는 통안채 입찰 물량은 3조5000억원으로 금주 만기물량인 2조5000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전일 환매조건부채권(PR) 2조원을 매각할 정도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사실이 간접적으로 확인된 만큼 큰 부담은 없을 전망이다. 또 한은 관계자의 "만약 이번주에 차환 물량을 넘어선다면 월중 기준으로 차환 규모를 맞출 수도 있다"는 발언 역시 통안채 입찰이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크지 않을 것임을 상기시켜주는 대목이다.
한편 미국 국채 수익률은 상승했다. 절대금리가 너무 낮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경계 매물이 쏟아졌다. 뉴욕연방은행이 발표하는 8월 제조업 지수(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가 12.6을 기록, 전문가들의 예상치 32.3을 크게 밑돌았지만, "경제에 나쁜 뉴스는 국채 수익률에 충분히 반영됐다"는 심리가 더욱 우세했다.
◆국채선물 차트
(자료=삼성선물)
위로는 111.88과 111.96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래로는 111.69와 111.58이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
◆선물가-이론가 괴리도
(자료=LG선물)
다음은 각 선물사별 전망.
◇LG선물=전일 국채선물은 지난 주 화요일부터 시작된 급등세가 일단락되며 전주 말 종가와 같은 111.80p에서 마감되었다. 최근 외국인은 3만5천여 계약에서 3만여 계약 사이를 오가는 매매패턴이 점차 짧아지고 있는데, 이는 향후 기간 조정적 흐름을 예상한 조심스런 접근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외국인의 매매 동향에 주의를 기울이며 짧은 매매로 대응함이 편해보인다.
◇삼성선물=정책 스탠스 변경에 따라 매수 마인드가 수그러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새로운 가격대에 도달한 이후 단기적인 부담 요인을 고려해 가야 할 것이다. 여수신 금리 변경 과정에 따라 자금 이동 동향도 체크해 가야 할 것이며, 10년물 국고채의 단기딜링 매력도가 감소한 점도 염두해야 할 것이다. 단기 부담 요인이 산재해 있는 만큼 공격적인 매수 확대보다는 기술적 등락을 염두해둔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일단 111.80대는 이익실현 레벨로 대응해야 할 것이며, 111.60선 지지 강도에 따라 조정 폭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KB선물=외국인 국채선물 매매 패턴 변화와 통안채 3조5000억원 입찰으로 조정압력에 직면하겠지만, 물가 외면을 암시하는 듯한 이헌재 부총리의 발언, 베네수엘라 국민소환 투표 부결과 미국 무역수지 적자폭 확대 등에 영향받아 여전히 강세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통안채 입찰에서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이 다시 확인된다면, 조정 심리는 다시 위축될 확률이 크다.
◇현대선물=전일 동향을 돌이켜볼 때 콜금리 인하 직전의 장세, 즉 절대금리 부담과 채권 대기수요가 맞서는 흐름이 재현되는 듯 하다. 3년 지표금리가 콜금리 목표치와의 스프레드를 24bp 수준까지 좁혔으며, 이는 금통위 이전 시장의 단기저점으로 인식되었던 4.00%p에 부합하는 영역이다. 장기물 영역에서도 한미 10년물 금리간 스프레드 역전 현상으로 인한 심리적 부담이 선물 강세의 원동력이 다소 약화시키는 모습이다. 그러나, 10년물 입찰 응찰률에서 드러났듯이 가격부담은 있어도 채권 대기매수 및 보유욕구는 여전히 왕성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