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분석까지 하는 연쇄살인범..대부분 사형"

표식을 남기기도..대부분 `법정최고형`받아
  • 등록 2004-07-18 오후 8:28:12

    수정 2004-07-18 오후 8:28:12

[edaily 문영재기자] 지난해부터 서울 시내 부유층 노인과 전화방.출장마사지 여성 등만을 골라 끔찍한 연쇄살인을 저지른 살인용의자 유영철(33)이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된 용의자 유영철은 18일 현장검증에 나서 또 다시 국민들을 경악케했다. 살인수법과 사체유기 정도가 일반인들이 납득할 수 없을 만큼 잔혹했기 때문이다. ◇연쇄살인범...‘사형’선고=90년대 들어 부쩍 연쇄살인범이 급증, 이들에게는 모두 법정 최고형인 사형이 선고됐다. 현행 형법(제250조)상 살인범은 사형·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진다. 연쇄살인은 피해자 1명당 1건의 살인죄로 계산하기 때문에 만약 3명을 죽인 경우라면 3건의 살인죄로 인정되고 유영철은 19건의 살인죄에 저지른 셈이다. 범죄전문가들은 정신질환에 의한 살인범의 경우 간혹 무죄선고를 받고 풀려나지만 연쇄살인범은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연쇄살인의 경우엔 1명을 살인한 것보다 죄가 더 무거워지며 5년 이상의 유기징역형보다는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이 내려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연쇄살인의 경우엔 "정당방위"같은 위법성조각사유를 적용할 수도 없다. 유영철의 경우 ‘정신이상’ 증상이 인정될 경우 감형 소지가 있긴 하지만 정신질환을 호소했던 대구지하철 방화범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된 사례가 있어 극형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법원은 최근 사형집행을 하고 있지 않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사형이 폐지된 것은 아니며 죄질이 매우 나쁜 흉악범들에게 사형선고가 이뤄질 가능성 있다. ◇치밀한 연쇄살인=범죄전문가들은 이른바 ‘연쇄살인’이라고 불리는 범죄들은 여타의 범죄들과 다른 독특한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연쇄살인은 상당히 계획적이며 자기과시적인 특성을 갖는 범죄이기 때문이다. 범죄전문가들은 “연쇄살인범의 경우 우발적이거나 아무나 닥치는대로 살해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살해대상을 선정해 살해하기까지 일정한 단계를 거치고 살인 후에는 분석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목표물은 대체로 자신이 선호하는 유형을 선택하고 이후 같은 방법으로 살인을 반복하며 반복되는 살인의 과정에서 살인범은 자신이 ‘했다’는 일종의 표식을 남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연쇄살인은 여러 원인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로 희생자들이 반항할 힘이 없는 여성이나 유아라는 점이다. 또한 남의 눈에 띄지 않는 외딴 곳이나 밤에 돌아다니는 매매춘여성들도 주요 범행대상으로 선택되고 있다. ◇역대 연쇄살인범의 최후...사형=지난 93년 4월 살인범죄 조직을 결성, 5명을 잔인하게 살해한 지존파 두목 김기환 등 6명은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94년 9월 귀가 중인 20대 여성을 훔친 택시로 납치해 2명의 부녀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온보현 사건’에서도 범인은 사형을 선고 받았다. 98년 8월부터 2년 가까이 부산 등을 떠돌며 노인과 부녀자 9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정모씨도 1,2심에서 모두 사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모두 살인 외에 사체유기 등의 죄목이 추가돼 극형을 면치 못했고 유영철 역시 살인 외에도 사체를 유기하는 등 범죄의 잔혹성으로 미뤄 엄한 형벌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사례=연쇄살인은 우리나라보다 오히려 외국에서 더 빈발하고 있다. 영국의 잭 더 리퍼는 최초의 ‘현대적인’ 연쇄살인범으로 기록돼 있으며 범인이 끝내 잡히지 않은 영구미제사건으로 남아 있다. 리퍼의 연쇄살인은 1888년 8월31일부터 11월 사이 런던에서 이뤄졌으며 5명의 매춘부가 잔인하게 살해됐다. 멕시코와 미국 국경지대의 시우다드 후아레스시 엘파소 마을에서는 모두 187명의 부녀자들이 납치 살해돼 경찰이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할 단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 91년부터 5년간 무려 189명을 살해한 콜롬비아의 루이스 카라비토는 유명한 연쇄살인범으로 2000년 5월 징역 835년을 선고받고 현재 보고타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미국 서북부 워싱턴주에서는 지난 82~84년 모두 49명의 여성이 살해돼 이 지역 일대를 공포에 몰아 넣었지만 범인은 아직 붙잡히지 않았다. 캐나다 벤쿠버에서는 최근 2년간 29명의 매매춘여성들이 살해당했다. 연쇄살인극은 바다건너 유럽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영국의 데니스 닐센은 지난 78년~83년 사이 런던 북부 자기집에서 15명의 젊은이를 살해한 뒤 시신을 화학약품에 녹여 화장실을 통해 하수도로 흘려보내는 엽기행각을 벌이다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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