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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003230)은 올해 3분기에도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에 질주를 이어갔다. 매출액(이하 연결기준) 4389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1%, 101% 증가했다. 특히 해외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어난 3428억원을 기록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8%에 달했다. 1~3분기 누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이젠 사실상 수출 전문기업이라는 평가가 어색하지 않다.
다만 다른 식품기업들은 내수 부진의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오뚜기(007310)의 3분기 영업이익은 6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4% 감소했다. 매출액 역시 9041억원으로 0.5% 줄었다. 오리온(271560)도 3분기 영업이익이 137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6% 감소했다. 매출은 7749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쳤다. 대상(001680)은 3분기 매출이 3% 늘고 소재 사업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영업이익이 30.3% 증가했지만 식품사업은 영업이익이 줄었다.
국내 식품 업계 1위 CJ제일제당(097950)도 타격을 받았다. 자회사인 CJ대한통운(000120) 실적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2764억원으로 0.4% 느는 데 그쳤고 매출은 4조 6204억원으로 1.1% 감소했다. 식품사업의 매출은 2조 9721억원으로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613억원으로 31.1%나 줄었다. 식품사업의 해외 매출은 5.1% 늘었지만, 내수 소비 부진과 원가 부담 등으로 국내 사업 매출이 6.1% 감소했다. 해외사업의 성과로 그나마 선방했다는 평가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5200만명 수준인 한국의 인구는 2070년까지 3800만명으로 반토막이 날 것으로 예측된다. 한 식품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에 물가는 크게 올랐고 여기에 소비에 적극적인 20~49세 인구도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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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는 글로벌 공략에 올인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8000억원을 투자해 헝가리와 미국 사우스다코타에 신규 공장을 구축할 예정이다. CJ제일제당 최근 헝가리 부다페스트 근교 두나버르사니에 부지를 확정하고 설계에 들어갔다. 1000억원을 투자해 축구장 16개 크기 부지(11만 5000㎡)에 건설한다.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생산공장을 자체적으로 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에도 사우스다코타주 수폴스에 7000억원을 투입해 축구장 80개 넓이(57만 5000㎡)의 부지에 공장을 짓는다.
오뚜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뚜기는 라면 3사(농심, 삼양식품) 가운데 해외 매출 비중이 10%로 가장 작다.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미라다 지역에 생산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공장 부지 매입까지 마쳤다. 오뚜기는 건설을 위한 미국 정부의 인허가를 취득한 뒤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오뚜기는 지난해 미국에 생산법인 ‘오뚜기 푸드 아메리카’를 설립했다. 외국인들이 회사 이름을 더 쉽게 발음할 수 있도록 영문 표기도 ‘OTTOGI’에서 ‘OTOKI’로 바꿨다.
국내에 수출 전용 공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농심은 부산 강서구 녹산국가산업단지에 연간 5억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는 ‘녹산 수출전용공장’을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다. 농심은 녹산 수출공장 설립에 1918억원을 투자한다. 2026년 상반기까지 공장을 완공할 계획이다. 삼양식품도 2022년 밀양1공장 완공 후 2년 만에 2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삼양식품은 공장이 내년 상반기 완공되면 이곳을 미국 물량 전담 공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전세계적인 K푸드 열풍에 분위기는 좋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120억 2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라면과 과자류 음료 등 가공식품 수출 증가에 힘입으면서다. 올해 상반기 수출액도 62억 100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5.2% 증가했다. 이 추세라면 올해 실적이 다시 한 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울 전망이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인구 감소는 필연적으로 내수 시장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대표적으로 원유(原乳) 업계는 출생아수 감소, 학령인구 감소로 직격타를 맞고 있다. 앞으로 여러 식품류에서 그 여파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미래 생존을 위해서는 해외 진출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업계외 해외 사업은 갈수록 확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