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 우려 여전…노동 수요 감소 확인해야"

신한투자증권 보고서
외국인 순매수했지만 증시 펀더멘털 역시 그대로
  • 등록 2023-01-09 오전 8:17:30

    수정 2023-01-09 오전 8:17:3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1월 초 외국인의 순매수로 증시가 반등했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만큼, 노동수요 감소를 확인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개인과 금융투자의 순매도가 약화한 반면, 외국인이 금융과 IT를 사들이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연초 각각 2.4%, 1.4%씩 반등했다. 최 연구원은 “금융투자(증권) 현물 매도 압력은 상당 부분 약화됐다. 금융투자 주식 매도는 배

당락일부터 지속됐던 주식시장 하락 압력이었는데, 나올 수 있는 기관 주식 순매도는 상당 부분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의 순매도도 줄어들고 있다. 연말 개인 투자자는 배당 및 양도세 회피 목적으로 주식을 순매도했던 바 있다. 작년은 금융투자세 유예 결정이 늦은 탓에 개인 순매도 압력 증가가 연말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 배당과 양도세 부과 기준일 이후 개인 순매도 압력이 줄면서 연초 주식시장 반등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다. 그는 “ 금융투자와 개인 순매도 압력 완화는 수급 측면에서 반등을 지원했다”며 “이 가운데 외국인이 금융과 IT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금융과 IT 섹터에서 발생한 기대감은 지수 방향성에 우호적”이라며 “이익 추정치에 대한 신뢰가 크게 하락한 상황에서 장부가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은 반등을 견인한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문제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결정해 줄 ‘수익성’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그는 “코스피 반도체 업종 자기자본이익(ROE)은 5.5%로 급락했는데 과거 반도체 후행 PBR이 1배를 하회했을 때 ROE가 10%를 지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상황”이라며 “반도체 후행 PBR 1배에 대한 정당성은 수익성 측면에서 접근했을 때 뚜렷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이어 “반도체 주가를 결정할 변수는 밸류에이션보다 미래 업황 전환 기대여야 한다”면서 “투자 정책 변화는 업황 측면에서 반등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지만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가도 주목해야 한다. 이번주 12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다. 현재 시장은 12월 CPI가 전월과 동일하고 코어 CPI는 0.3% 상승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연구원은 “고용지표를 무난히 지난 상황에서 소비자물가도크게 위기감을 키우지 않는다면 회복세를 저해할 다른 요소는 당분간 없을 전망”이라면서도 “임금 상승세 둔화와 인플레이션 약화는 단기 반등을 더 끌고 갈 요소이지만 통화정책 전환을 불러올 정도로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특히 노동시장의 수요 둔화가 나타나야 한다는 평가다. 그는 “11월 구인건수(노동 수요)는 1050만건으로 전월과 비교했을 때 크게 변하지 않았다”면서 “노동 공급이 획기적으로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가 크게 줄지 않았다는 점은 임금 상승률 둔화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해다.

최 연구원은 “수급 요인 약화에 따른 연초 국내 주식시장 반등은 반갑지만 주식시장 반등에도 펀더멘털 측면에서 달라진 점은 없다”며 “경기 심리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크게 위축된 만큼 더 긴 회복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노동 수요 감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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