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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윤핵관’(윤 후보 핵심관계자)에게 일침을 가했다. 이 대표는 “공보단장이 이상한 소리를 하고 상임선대위원장은 기획이나 어떤 지시도 내릴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윤 후보가 하극상 형태를 민주주의라고 표현했는데, 저에게는 ‘대표가 없어도 된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27살 때 박근혜 선대위에서 최순실 씨 존재를 몰랐던 트라우마가 너무 컸다. 그때도 이상한 점은 있었지만 전부 다 비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현 선대위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강한 그립(장악력)을 방지하기 위한 설계에 가깝다. 어떻게 6개 총괄본부를 컨트롤 하겠나. 불가능한 구조”라면서 “김종인의 이름은 필요하되 일할 공간은 안 주려는 것 아니겠나. 김 위원장이 실제로 그립을 갖기 어려운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김 위원장도 삭히고 있는 게 많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제 사퇴를 강하게 만류했던 것도 본인 혼자서 윤핵관 또는 비선들과 맞서 싸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비선 술친구는 괜찮다”며 “그렇지만 국민들은 체계 선상에 없는 사람이 단순 조언자 역할 이상의 실질적 직무를 하는 걸 싫어한다. 그게 비선 실세다. 나머지 계선은 꿔다 높은 보릿자루가 된다”고 했다.
지난 3일 울산회동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청소하기보다는 이불로 덮어놓은 것”이라며 “두루뭉술한 대원칙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어야 할 텐데, 윤 후보가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고 저도 요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선대위 운영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대선 승리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금 선대위가 과연 선거를 이기기 위한 기획이냐, 다른 정치적 목적을 위한 기획이냐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도 했다.
이 대표는 “참 민망하지만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도 감표를 받았고, 본선에서도 지금 속도로 하면 골을 넣지 않고는 이길 수 없다. 선대위 전체적으로 골을 넣는 기획을 하는 사람이 없다”면서 “감표 막는 전략도 전혀 없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윤 후보의 ‘공정과 상식’은 좋은 슬로건이지만 반례가 하나 나오면 무너진다. 조국 사태도 딱 한 번 반례에 무너진 것”이라며 “유능함이나 능력을 바탕으로 쌓아 올린 게 많지 않으면, 공정과 상식이라는 기대치의 기반은 반례 하나로 무너지기 쉽다”고 부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서는 “전당대회 때 대구 연설에서 탄핵에 대한 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겠다는 것”이라며 “윤 후보는 더 민감할 거다. 하지만 국정농단을 수사했던 검사로서 명쾌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혐의는 굉장히 중차대하고, 앞으로 정치하는 사람들의 반면교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종로 국회의원 재보선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종로 선거에 나갈 생각은 없다”며 “종로 선거가 쉬운 선거는 아니다. 이길 사람을 내보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