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말말말] 다시 부는 安風, 정계 반응은 ‘예상 밖’

안철수 정계복귀 일주일, 반응 극과 극
호남은 ‘싸늘’… 손학규·황교안 ‘웰컴’
  • 등록 2020-01-25 오전 9:00:00

    수정 2020-01-25 오전 9:00:00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돌아온 지 일주일이 지났다. 지난 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안 전 대표는 1년 4개월 만에 정치 활동을 재개했다. 실용·중도 정당을 만들겠다며 독자 노선을 예고한 그는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연일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메시지를 던지며 각을 세우고 있다.

중도 정치의 아이콘인 안 전 대표의 복귀에 정치권은 들썩였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에서 국민의당 돌풍을 일으켰던 만큼 관심도가 높았다. 실제로 그가 돌아오던 날 인천공항은 지지자가 몰려 북새통을 이뤘다. 안 전 대표는 입국하자마자 지지자들에게 큰 절을 올렸다. 첫 공식 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찾았을 때도, 광주로 건너가 5·18 묘역을 방문했을 때도 많은 이들이 그의 행보를 지켜봤다.

“돌아온 탕자일 뿐”… 싸늘한 호남

“금의환향이 아닌 돌아온 탕자(蕩子·방탕한 남자)일 뿐.” 호남이 기반인 대안신당이 정계에 복귀한 안 전 대표를 향해 남긴 말이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1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하던 실패한 정치인 안철수의 귀국에 관심을 쏟는 상황이 뜨악하다”며 “주로 매스컴과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가 관심을 보이는데 사실 국민은 별 관심도 없다”고 그의 복귀를 평가 절하했다.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한술 더 떠 “(안 전 대표는)이제 새 정치인이 아니고 구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호남이 두 번 속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주말 광주에 있었는데, (안 전 의원을 향한 민심은) ‘아니올시다’이다”라고 말했다.

대안신당과 더불어 호남이 지역 기반인 민주평화당의 시선도 곱지 않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안 전 대표는 지금 모호하고 명료한 게 없다”며 “반문연대하자고만 하는데 그것은 길이 아니다. 누구를 반대하는 것이 어떻게 정당의 목적이 되나”라고 의문 부호를 띄웠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안 전 대표의 복귀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본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2일 “(호남에)영향력이 없을 것”이라 내다보며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내 호남 의원들이 그쪽(국민의당)에 대거 가세해서 막판에 바람이 불었는데 지금은 당 자체가 갈라져 있고 안철수 전 대표의 새정치에 대한 기대가 별로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손학규 “대환영”… 황교안도 ‘러브콜’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안 전 대표의 복귀에 환영 메시지를 보냈다. 손 대표는 21일 “안철수 전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고, 커다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안 전 의원이 공항에서 ‘보수통합에 관심 없다. 중도 실용의 길을 가겠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바른미래당이 지켜온 뜻”이라 말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안 전 대표에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보수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그는 안 전 대표가 귀국하던 날 “우리 자유우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모든 정치세력과 함께 하겠다는 제 뜻은 변함이 없다”며 재차 구애했다. 그는 14일 “(안 전 대표가)한국당 대통합 역할을 해주면 좋겠다”며 통합에 함께 해주길 바라기도 했다.

과거 안 전 대표와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의원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는 과정에서 기자들이 안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묻자 “10월 초와 11월 말, 제가 (안 전 대표에게) 같이 하자는 이야기를 문자로 드렸는데 답을 못 받은 상황”이라며 “그때부터 뜻을 같이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답이 없다, 다만 2년 전 국민에 약속했던 개혁 보수·합리적 중도가 함께 잘해보자는 정신에 여전히 동의하는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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