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도 화장품을 소비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선크림과 립밤부터 성인이 쓰는 색조 화장품까지 구매하는 초등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다. 정부는 어린이가 쓸 수 있는 안전한 화장품을 만들기 위해 관련 규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25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따르면 조만간 어린이용 화장품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어린이용 화장품 관리 규정을 만들어서 거의 완성 단계인 걸로 알고 있다”라며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해서 시기를 정확하게 밝히긴 조금 어렵지만 (개정안이) 거의 다 마련됐다”라고 말했다.
그동안 어린이용 화장품은 별도 규정이 없어서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화장품법 시행규칙은 만 3세 이하 영·유아용 기초 화장품 규정만 있다. 주로 영·유아용 샴푸, 린스와 기초 로션, 파우더와 목욕용품 등이 규제 대상이다. 시중에 나온 ‘어린이용 화장품’은 엄밀히 말해 어린이용으로 보기 어렵다. 갈수록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는 어린이가 늘어나면서 관련 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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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이 성인용 색조 화장품을 쓴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생활산업국제대 학장이 지난해 5월 발표한 ‘초등학생들의 화장품 사용 실태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6학년 여학생 288명 중 42.4%가 색조 화장품을 쓴다.
관련 업계는 화장품을 쓰는 연령이 점차 낮아지므로 차라리 화장품 규정을 강화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어린이용 화장품’의 종류도 늘어나는 추세다. 신세계백화점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어린이 화장품 전용 코너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린이 화장품에 대한 규정이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관련 규정이 마련되면 보다 명확한 기준에 따라 제품을 만들 수 있다”라면서 “(어린이나 학부모) 고객도 좀 더 제품을 신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