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해진 ‘IT 공룡’에 휘청이는 온라인 쇼핑 시장

네이버·카카오 나란히 '커머스 강화' 계획 발표
인공지능 기술 적용한 쇼핑서비스 선봬
아마존, 텐센트 등 IT기업의 이커머스 진출 활발
"고도화된 AI 기술…이커머스 주도권 가를 열쇠될 것"
  • 등록 2018-01-24 오전 6:42:41

    수정 2018-01-24 오전 6:42:41

[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이대로 가면 네이버가 미래 유통 시장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김연희 보스턴컨설팅그룹 유통부문대표는 지난 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2018 유통산업 전망 세미나’에 참석해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의 경쟁 상대는 네이버”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고객의 데이터를 갖고 분석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이 살아남게 된다. 지금 이런 능력을 갖춘 국내 기업은 네이버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거대 정보통신(IT) 기업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아마존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을 잠식한 데 이어 중국에서는 IT기업 텐센트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이달 나란히 커머스(유통) 플랫폼 강화 계획을 밝힌 가운데, 기존 온라인 유통기업 생존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네이버가 ‘스마트 스토어’에 적용하는 OCR(광학문자인식) 자동 등록 기능. 상품택 이미지를 찍어 올리기만 하면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텍스트를 추출·분석해 속성값이 등록된다.(사진=네이버 갈무리)
쇼핑에 ‘AI DNA’ 심는 네이버·카카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IT 업계 ‘투톱’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이커머스 플랫폼 개편에 들어간다.

네이버는 오는 2월 중 이커머스 플랫폼인 ‘스토어팜’을 ‘스마트 스토어’로 바꾼다. 스토어팜은 네이버가 2014년 선뵌 소상공인과 1인 창업자가 물건을 판매하는 공간이다. 네이버는 올해 스토어팜에 ‘인공지능 DNA’를 심겠다는 계획이다. 고도화된 데이터 통계 및 마케팅 기능을 적용해 판매자가 보다 쉽게 상품을 팔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AI를 활용한 쇼핑기술은 국내에서는 적수가 없다. 앞서 네이버는 작년 11월 자체 개발한 이미지 인식 기술 ‘스코픽(SCOPIC)’을 적용해,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쇼핑렌즈’를 선보인 바 있다. 이용자의 이용 패턴을 기반으로 개개인에게 맞춤형 상품을 자동으로 추천하는 ‘에이아이템즈(AiTEMS)’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쇼핑 서비스 실적도 좋다. 2017년 3분기 네이버 쇼핑 총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다. 이윤숙 네이버 쇼핑 리더는 “이제 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쇼핑 콘텐츠와 기술을 결합한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력이다. 쇼핑 서비스에 다양한 기술 적용을 확대해 이용자와 판매자에게 새로운 성공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역시 쇼핑 서비스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초 카카오톡에 쇼핑 플랫폼을 전면 배치했다. 카카오톡에서 ‘더보기’ 탭을 누르면 ‘소문내면 할인’, ‘톡 스토어’, ‘스타일’, ‘선물하기’ 등 쇼핑 콘텐츠를 최상단에서 확인할 수 있다. 모두 별도의 앱을 켤 필요 없이 카카오톡 내에서 상품을 구경하고 주문,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는 향후 이를 자사의 AI 스피커와 연동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11월 자체 개발한 이미지 인식 기술 ‘스코픽(SCOPIC)’을 적용해 이미지로 상품을 검색할 수 있는 ‘쇼핑렌즈’를 선뵀다. (사진=네이버)
온라인 쇼핑 장악하는 IT 기업…“국내 이커머스엔 위기”

해외에서는 이미 IT 회사가 유통시장 핵(核)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서베이타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소비자의 49%가 아마존을 통해 가장 먼저 상품검색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는 36%를 차지한 구글이었다. IT 기업인 아마존과 구글이 미국 이커머스 시장의 주도권을 꽉 쥐고 있는 셈이다.

중국 국민 메신저 ‘위챗’을 운영하는 텐센트도 전자상거래 사업을 확장하며, 중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알리바바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텐센트는 2위 이커머스 기업 징둥과 손잡고 3위 업체인 여성 전문 온라인 쇼핑몰 ‘웨이핀후이’에 6억4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7%를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 중 하나인 융후이마트의 지분 5%를 인수하기도 했다.

IT 기업이 이렇듯 ‘혁신 기술’을 앞세워 커머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위기감도 감돈다. 국내에서는 이베이를 제외한 모든 이커머스 기업이 ‘적자늪’에 갇힌 탓에 연구·개발(R&D) 투자 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IT사와의 기술 경쟁에서 뒤쳐진 이커머스는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IT 기업이 커머스 사업을 꾸준히 강화하는 이유는 AI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AI 기술 고도화를 위해서는 방대한 학습 데이터가 필요한데, 커머스 콘텐츠야말로 학습 데이터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생활 밀착 서비스인 커머스 콘텐츠에 대한 기대치 역시 기술 중심적으로 변화하고 있다”면서 “고도화된 기술 기반의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IT 기업이 커머스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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