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은행이 소비자평가단 운영을 통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구하고 이를 마케팅과 업무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그만큼 평가단에 대한 보수도 짭짤해 눈길을 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KB호민관’, KEB하나은행은 ‘KEB솔로몬’과 ‘1Q자문단’, NH농협은행은 ‘NH고객패널’ 등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외부 설문조사 업체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출시하거나 서비스를 내놓을 때 고객들의 의견을 모아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은 고대 로마 공화정 시대에 평민을 지키기 위해 선출한 관직인 ‘호민관’의 이름을 따 고객 패널을 운영 중이다. 2014년 1기를 시작으로 올해 3기까지 모집했으며 매년 4월에 선발해 11월까지 활동한다. 10명 내외로 구성된 패널들은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설문조사는 물론이고 불편사항, 개선안 등을 제시한다. 매달 정기 모임을 통해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활동을 마무리하는 11월에는 시상식을 통해 최우수 아이디어를 선발하고 경영진 회의에서 직접 발표할 기회도 제공한다.
NH농협은행에 계좌를 갖고 있는 기존 고객보다는 다른 시중은행 고객으로 농협의 금융서비스를 처음 체험해보고 비교분석할 수 있는 이들을 위주로 뽑는다.
KEB하나은행은 오프라인에서 활동하는 ‘KEB솔로몬’의 경우 13명, 온라인에서 의견개진하는 ‘1Q 자문단’은 30명을 뽑는다. 역시 소비자 입장에서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가정에서 의사결정권을 갖고 있는 40대 이상 주부들로 구성돼 있어서 실질적인 의견을 많이 제안한다”며 “실제 서비스나 상품으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월 60만원을 활동비로 제공한다. KEB하나은행은 오프라인 패널에겐 월 10만원, 온라인 패널에게는 의견을 제시할 때마다 기프티콘 등으로 사례를 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은 금융서비스업이기 때문에 고객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 외에도 금융이용행태, 싱글족의 생활패턴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활동비 등의 비용이 아깝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