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인생 40년' 허영만 창작 비밀 풀린다

'허영만전: 창작의 비밀' 개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앞으로 실버 위한 만화 그리겠다"
  • 등록 2015-04-29 오전 7:45:57

    수정 2015-04-29 오전 7:45:57

허영만 화백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 ‘허영만’ 전 간담회에 참석해 전시를 열게 된 배경에 대해 말하고 있다(사진=플레인컴 제공).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40년을 되돌아보기보다 앞으로도 계속 그리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자 전시하게 됐다.”

허영만(67) 화백이 국내 만화가 최초로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여는 소감을 밝혔다. 허 화백은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허영만’ 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술관에서 만화전시를 열게 되니 이제야 만화가 예술로 평가받는 듯하다”며 “앞으로 다른 만화가의 전시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 화백은 40여년간 작품활동을 하며 대중의 높은 인기를 얻는 이유에 대해 “항상 2등이었지만 어느새 주변에 아무도 없어 1등이 된 거 같다”며 “나보다 만화를 잘 그린 동료가 많았지만 재능을 잘 관리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이어 “어릴 적에 서양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고교 2학년 때 집안이 어려워져 미대 진학을 포기하고 바로 만화가로 진로를 바꿨다”며 “만화는 똑같은 재능을 가지고 시작하더라도 책상에 얼마나 오래 버티느냐로 승부가 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1948년 전남 여수에서 태어난 허 화백은 1974년 소년한국일보 신인만화공모전 당선작인 ‘집을 찾아서’로 데뷔한 이후 총 215편의 작품을 그렸다. TV 드라마로 제작된 ‘아스팔트 사나이’ ‘식객’ ‘각시탈’을 비롯해 1980년대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한 ‘날아라 슈퍼보드’, 또 영화 ‘비트’ ‘타짜’ ‘미스터 고’ 등의 원작자로 유명하다.

이번 전시에서 허 화백은 그간 작업한 원화 15만장과 5000여장의 드로잉 중 엄선한 500여점을 전시한다. ‘각시탈’ 초판본 원화 등은 최초 공개다. 만화책 속의 작은 만화 컷을 200호로 키워 대형캔버스에 옮긴 것도 있다.

“전시를 준비하며 그동안 발표한 작품이 215편이란 것을 알았다”는 허 화백은 “과거에는 만화가 심의를 받았고 다작을 할 수밖에 없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다”며 “돌이켜 보니 너무 많이 그린 듯 싶다”고 회고했다.

앞으로의 작품은 좀더 다채로워질 듯하다. 허 화백은 “‘날아라 슈퍼보드’ 이후 왜 아동용 만화를 그리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때는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그릴 수 있었던 것”이라며 “이제 나이를 먹은 만큼 실버세대를 위한 만화, 금융권을 배경으로 돈을 벌고 잃는 사람을 소재로 한 작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7월 19일까지.

허영만 화백이 2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 열리는 ‘허영만’ 전에 전시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플레인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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