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외면받는 中 IT기업들…나스닥 활황에도 `냉골`

뉴욕증시 中 IT주 절반이 공모가 이하..4년래 최고
실적 부진에 높은 몸값도 부담..올해 IPO 이어질듯
  • 등록 2015-03-23 오전 8:06:34

    수정 2015-03-23 오전 8:06:34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미국 나스닥지수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유독 뉴욕에 상장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의 주가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들에 대한 열광이 사그러들고 있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22일(현지시간) 최근 나스닥지수가 15년만에 5000선을 돌파하고 사상 최고점인 5048선까지 1%도 채 남지 않았지만, 지난해 뉴욕증시에서 데뷔한 중국 닷컴기업 14곳 가운데 절반인 7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50%에 이르는 공모가 이하 주가 비율은 지난 2011년 이후 4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제 올들어 지금까지 나스닥지수는 6.1% 상승하고 있는 반면 이들 14개 중국 IT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3.1% 하락했다. 특히 지난해 250억달러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화려하게 신고식을 치른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역시 주가가 지난해 11월 최고가대비 28%나 추락한 상태다.

이같은 중국 IT기업 주가 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들 기업들의 저조한 실적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블룸버그 중국벤치마크지수에 포함된 28개 인터넷 및 IT기업들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경우는 16곳에 이르렀다. 검색엔진인 바이두와 동영상 사이트 유쿠 투도우 등도 예외가 아니었다.

물론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상황에서 이들 기업 실적도 부진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올들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2%나 올랐다는 점에서 실적만으로 주가 부진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6억4900만명이라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터넷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 IT산업의 장래성을 감안해 투자자들은 미국 동종 기업들보다 중국 기업들에게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했지만, 최근 경쟁이 격화되고 지출이 늘어나면서 성장세가 둔화되자 밸류에이션을 빠르게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위치기반서비스(LBS)로 주변에 있는 데이트 상대를 찾아주는 채팅 어플리케이션(앱) 모모는 미국내 프로모션을 강화하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늘린 탓에 4분기 25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이달중 주가는 8%나 추락했다. 모모는 IPO 당시 수익대비 300배라는 기록적인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았지만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20배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PER 18배인 페이스북보다 여전히 높은 편이다.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 역시 지난해 11월 증시 데뷔후 지금까지 주가가 21% 하락했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도 매출 감소세를 겪고 있다.

마이클 왕 아미야캐피탈 스트래티지스트는 “시장이 다소 예민해져 있다”면서도 “투자자들이 다시 중국 IT 기업들에 되돌아올 것인지는 의문스러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IT 기업들의 뉴욕증시 노크는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리서치업체 86리서치에 따르면 소후닷컴이 소유하고 있는 검색엔진인 소고닷컴(Sogou)이 하반기 IPO를 준비하는 등 6개 정도의 IT 기업이 상장에 나설 예정이다. 쳉 정 퍼시픽 크레스트증권 애널리스트는 “투자자들이 과거에 비해 중국 IT기업에 다소 까다로워지긴 했지만, 관심은 여전히 높다”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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