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바닥 다지기

  • 등록 2014-02-18 오전 7:59:34

    수정 2014-02-18 오전 7:59:34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물을 두려워하거나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바닥’은 곧 안도감이다. 수영장에서든, 계곡에서든, 바다에서든 발이 바닥에 닿아야만 안심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 증시에서도 바닥 찾기가 한창이다. 바닥을 확인해야 투자심리가 안정되고, 바닥을 치고 오르리라는 기대감도 형성된다.

최근 오름세를 보이는 건설주가 바닥을 친 종목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모습이다. 그동안 건설주는 철저하게 시장의 외면을 받아왔다. 장기 불황에 부동산 경기는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그 결과 건설업체들의 실적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게다가 신성장동력으로 기대를 받았던 해외 프로젝트에서마저 대규모 손실을 내며 건설주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평가가 바뀌고 있다. 건설주들은 그동안 받은 설움을 토해내듯 상승을 거듭하고 있다. 17일에만 해도 부동산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11%까지 오른 종목이 있을 정도였다.

하락만 거듭했던 집값이 이제는 오르리라는 기대감에다 지난해 4분기 줄이어 대규모 손실을 낸 건설사들이 더이상 손실을 낼 일은 없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덕이다.

말 그대로 바닥까지 내려간 건설주가 이제는 오를 일만 남았다는 투자심리가 형성되고 있다.

증권가는 국내 증시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발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엔저현상 등 증시를 옥죄던 악재들도 해소되고 있다. 연기금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현상을 근거로 증시가 바닥이라는 논리도 나온다.

그러나 바닥에 땅이 닿았다고 곧장 높이 솟아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발을 구를 만큼 바닥을 단단하게 다져야 하고 발구름을 위한 준비자세도 필요하다.

악재가 대부분 해소됐고, 증시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지만 강력한 상승을 위한 모멘텀은 아직 부족하다. 기미는 보이지만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은 아직 부족하고, 올해는 좋아지리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은 부진했다.

바닥을 친 코스피가 상승추세를 보이기 위해서는 바닥을 다지고 준비자세를 도울 호재가 필요하다. 기업들의 어닝 시즌이 마무리되는 지금 경제지표가 그 답이 될 수 있다. 중국의 2월 HSBC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 경제지표 발표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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