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나비효과]퇴출의 계절..상장폐지의 신호들

  • 등록 2013-03-26 오전 8:45:00

    수정 2013-03-26 오전 8:45:00

[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증권가에서 3월은 희망이 아닌 퇴출의 계절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감사의견 ‘거절’로 상당 수의 상장사가 퇴출 수순을 밟고 있다. 상장폐지 종목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사실상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된다. 7일간의 정리매매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 해도 원금의 1%도 건지기 힘들다.

감사의견 ‘거절’로 퇴출 당하는 상장사는 대부분 비슷한 수순을 밟는다. 자본잠식을 막기 위해 새로운 자금조달에 나서거나 최대주주가 매각을 추진한다. 송사에 휘말리는 경우도 많다.

올해 감사의견을 받지 못한 상장사도 비슷하다. 성도회계법인이 감사의견 제시를 거절한 마이스코는 지난달 최대주주와 대표이사가 바뀌었다. 마이스코는 지난달 21일 담보제공된 주식의 반대매매로 최대주주가 바뀌었다고 공시했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마이스코 전 최대주주 배형일 씨 등이 보유주식 455만 6719주(36.21%)를 매각하려 했지만 매수인 측이 계약을 파기했다. 경영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에듀언스는 3자배정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려 했으나 실패했고, 네오퍼플은 대출원리금 상환을 지연했다. 자유투어는 예금보험공사와 갈등이 불거지면서 매각작업이 늦어졌다. 알앤엘바이오는 해외원정시술 불법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이에 삼일회계법인은 주요 영업활동인 줄기세포 연구의 적법성에 중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감사의견 제시를 거절했다.

주식시장 전문가들은 상장폐지 종목은 사전에 위험 신호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우선 3월 들어 주가가 이유없이 하락하는 종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제로 유일엔시스, 마이스코, 엠텍비젼 등 상장폐지 대상에 오른 대부분의 종목이 시가총액 100억원 아래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지나고 보면 사전에 경영상 문제점이 상당수 노출되기도 한다.

상장폐지 종목 대부분이 관리종목이나 환기종목이었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한국거래소는 선의의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관리종목이나 투자환기 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네오퍼플, 다함이텍, 지앤에스티, 유일엔시스, 디에스 등은 모두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상태였다.

상장사는 모두 의무적으로 주주총회를 앞두고 2주 전까지 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하고, 일주 전까지 감사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둬야 한다. 주주총회 소집공고는 감사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이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사항이다.

하지만 정작 많은 투자자들은 이런 내용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적어도 1~3월 사이에 각종 공시와 지분변동, 자금조달 내역 등 이상신호만 세심하게 챙겨도 투자주식이 휴지조각이 되는 날벼락을 피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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