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공모주 시장

올해 상장 17개 종목중 14개 공모가 밑돌아
  • 등록 2006-06-23 오전 8:31:22

    수정 2006-06-23 오전 8:31:22

[조선일보 제공] 공모주 시장이 울상이다.

올들어 신규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대부분은 공모가보다 훨씬 떨어져 공모주 투자자의 속을 태우고 있다. 6월에는 올들어 가장 많은 11개 기업이 공모를 실시 중이지만 이들 기업의 표정도 밝지 않다. 최근 증시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공모가가 애초 자신들이 원했던 희망공모가 범위 아래에서 결정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는 데다, 공모주 물량 배정을 받은 기업들이 ‘상장 이후 1~2달간은 배정받은 물량은 팔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는 ‘보호예수 확약’을 좀처럼 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기관이 보호예수 확약을 하지 않을 경우, 일반적으로 상장 직후 기관의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나와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보호예수 확약 꺼리는 기관=최근 공모를 마친 하드디스크드라이브 부품 제조업체 에이치앤티는 기관 배정 물량에 대한 보호예수 확약을 전혀 받지 못한 채 공모주 청약을 마감했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올들어 가장 낮은 기록인 4.42대1에 그쳤다.

이달에 공모를 실시하는 기업 가운데 온미디어는 기관 보호예수 확약 비율이 99.84%로 높았지만 인포뱅크(4.29%), 사이버패스(4.17%), 동우(7.74%) 등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5월까지만 해도 기관의 보호예수 확약 비율은 98~99%대였다.

대우증권 주식인수부 손승균 부장은 “올 초만 해도 기관들이 많은 물량을 배정받기 위해 경쟁적으로 보호예수 확약을 했지만 최근 주가 움직임이 불안해지면서 보호예수를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청약을 앞둔 기업의 공모가격이 예상보다 훨씬 더 낮은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공모가 결정에는 비슷한 업종의 주가를 참조하는데, 기업이 일단 희망공모가를 제시한 이후 실제 공모가가 정해지기까지 약 3주 동안 같은 업종의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의료기업체인 맥스엔지니어링, 육계업체인 동우, 단문메시징서비스업체인 인포뱅크 등의 공모가격은 희망공모가 하한선보다 더 낮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공모가 밑도는 종목 속출=올들어 신규 상장한 17개 종목 가운데 모건코리아, 미래에셋증권, 롯데관광개발을 제외한 14개 업체의 22일 현재 주가는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모빌탑, 제우스, 엠비즈네트웍스, 엔트로피 등은 공모가보다 40% 이상 떨어졌다. 교보증권 IB팀 관계자는 “공모가가 결정된 다음 실제 상장될 시기에는 주가가 이미 더 빠져 있는 경우가 많아 최근 상장되는 기업들은 공모가를 지키기도 버거운 조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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