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이 만나는 관절로, 체중을 지탱하며 걷거나 움직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관절은 체중의 1.5~3배, 때로는 10배 이상의 하중을 견뎌야 한다. 젊고 건강한 사람의 고관절은 쉽게 골절되지 않지만, 고령자나 골다공증 환자에게는 사소한 낙상도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상현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특히 겨울철에는 빙판길뿐만 아니라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이 경직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면서 낙상 위험이 커진다”며 “물기가 있는 욕실, 침대에서의 추락, 계단에서의 실수 등 실내에서도 낙상 사고는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걷기가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통증이 생긴다. 골절된 다리가 짧아지거나 외측으로 돌아가는 특징적인 증상이 나타나며, 장기간 침상에 누워 지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폐렴, 욕창, 혈전증 등 2차 합병증이 동반되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전상현 교수는 “수술은 골절 발생 후 24~48시간 이내에 시행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하며 빠른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수술을 했다고 해서 모두 예후가 좋은 것은 아니다. 고관절 골절 환자의 약 30~50%만이 이전 활동 수준으로 회복되며, 재골절 위험은 3배 이상 높아진다. 특히 여성 환자가 70%를 차지하는데, 이는 폐경 후 골밀도가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또 규칙적인 근력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걷기, 수중 운동, 자전거 타기 등 과도한 하중 없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꾸준한 운동은 근력을 유지해 낙상 위험을 낮추는 데 필수적이다. 안전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 안 바닥의 물기 제거,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사용, 침대 높이 조절 등을 통해 낙상 가능성을 줄인다. 겨울철 외출 시에는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하고, 빙판길을 피해 천천히 걸어야 한다.
전상현 교수는 “겨울철 낙상과 고관절 골절은 한순간의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특히 고령층에게는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예방과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습관이 고관절 골절 예방의 핵심이다. 겨울철 건강을 지키기 위해 미리 대비하고 꾸준히 관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