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자신의 도박 빚을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MLB)에서 활약 중인 오타니 쇼헤이의 돈 233억여원을 몰래 송금해 사용한 전직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39)가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가 4일(현지시간) 자신의 세금 사기 등 혐의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한 뒤 법원 밖으로 나서고 있다. (사진=A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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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이날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세금 사기 등 혐의를 모두 시인했다.
그는 법정에서 “피해자 A(오타니)를 위해 일했고 그의 은행계좌에 접근할 수 있었으며 큰 도박 빚을 많이 지고 있었다”며 “나는 그의 계좌에서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미즈하라의 변호사는 법원 밖에서는 발언을 거부했다.
수사 당국은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도박에 관여했거나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었으며 수사에 협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자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었다며 오타니는 이 사건 피해자라고 지난 4월 결론 내린 바 있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청 소속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는 재판 이후 취재진에게 미즈하라가 일본으로 추방될 가능성도 언급하며 “오타니는 이 나라의 방식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 금융 시스템에 더 익숙한 사람의 피해자가 되기 쉬웠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이날 미즈하라의 재판이 끝난 뒤 성명을 내고 소속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가족 등의 끝없는 지지에 감사하다며 “이제 이 장을 닫고 앞으로 나아가 야구 경기와 승리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어 “이제 조사가 완료됐고 이 같은 완전한 유죄 인정은 나와 내 가족에게 중요한 종결이 됐다”며 “철저하고 효과적인 수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모든 증거를 찾아낸 당국에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스타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가 4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 재판에 출석한 모습. (사진=AP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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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즈하라는 스포츠 도박 빚을 갚을 목적으로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3억 8000만원)를 빼내 도박업자 계좌로 이체하며 은행 측이 이를 승인하도록 거짓말한 혐의로 지난 4월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한 혐의도 있다.
미즈하라는 지난달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1700만달러를 반환하고 IRS에 114만 9400달러(약 15억 80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금액은 법원 판결 전에 변경될 수 있다.
통상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최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검찰 기소장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수백차례의 도박 베팅에서 1억 4200만달러를 따고 1억 8300만달러를 잃어 순손실액이 4100만달러(약 560억 9000만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미즈하라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0월 25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