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에도 들어가는 ‘이것’으로 자살...위해 물건 지정

  • 등록 2023-12-19 오전 7:11:31

    수정 2023-12-19 오전 7:11:3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의 보존 및 발색에 주로 쓰이는 아질산나트륨이 ‘자살위해물건’으로 지정된다. 소량으로도 사망에 이를 수 있는데, 최근 국내에서 관련 자살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사진=픽사베이)
보건복지부는 지난 18일 ‘자살위해물건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아질산나트륨 등 ‘달리 분류되지 않은 해독제 및 킬레이트제에 의한 중독효과를 유발하는 물질’을 자살위해물건으로 추가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질산나트륨은 식품첨가물 중 하나로, 식중독균의 성장을 억제하고 항산화 효과와 향미 증진 효과가 있어 전 세계에서 가공육 제품에 극소량 넣어왔다.

4~6g 정도만 섭취해도 죽음에 이를 수 있는데 호주·일본 등 해외에서 자살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도 아질산나트륨을 이용한 자살사망은 뚜렷한 증가세다. 지난 2017년만 해도 관련 자살사망자가 전무했다가 2018년 3명→2019년 11명→2020년 49명→2021년 46명 등 연간 40여 명으로 늘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에서 아질산나트륨을 따로 빼내 유통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를 해외에서 몰래 들여오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지금까지 지정한 자살 위해물건은 ‘농약’ 등 제초제 및 살충제·살진균제 독성효과 유발 물질, ‘번개탄’ 등 일산화탄소 독성효과 유발 물질, ‘졸피뎀’ 등 항뇌전증제와 진정·수면제 및 항파킨슨제에 의한 중독효과 유발 물질 등 세 가지다.

복지부는 오는 15일까지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뒤 자살예방정책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올연말까지 아질산나트륨의 자살 위해물건 지정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국내 생산 육제품의 아질산나트륨 잔류허용기준은 70ppm 미만으로, EU(150ppm) 미국(200ppm)보다 훨씬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으므로 식품은 안심하고 섭취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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