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성수 기자]‘역대 최장수 일본은행(BOJ) 총재’인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물러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오는 4월 8일 구로다 총재의 임기가 끝나면 교체한다는 뜻을 밝혀서다.
2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일본은행 총재가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사 관련 결정이 끝나면 다음달 후임을 의회에 제시하겠다”고 언급했다.
|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사진=니혼게이자이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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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총리가 소속된 자유민주당 측 소식통은 “정부는 다음달 의회에 새 일본은행 총재 임명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일본은행 부총재 임명계획도 같이 제출될 계획이다.
구로다 총재는 역대 일본은행 총재 중 유일하게 재임기간 10년을 넘겼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후 주요국 경기부양 정책이 한창이던 2013년 3월 취임,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의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를 10년 가까이 지원했다.
아베노믹스란 20년간 일본 경제를 괴롭힌 디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을 뜻한다. 일본 정부가 발행한 국채나 민간 채권을 일본은행이 매입해 양적완화로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렇게 하면 시중에 엔화 공급이 늘어나 엔화 가치는 떨어지고 물가상승률은 오르게 된다. 구로다 총재의 지휘 아래 일본은행은 ‘물가상승률 2%’ 달성을 위해 전념했다.
새 총재 임명으로 지난 10년간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의 긴밀한 정책 공조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 질문에 “새 총재가 결정되면 논의할 문제”라고 답했다.
애널리스트들은 두 기관 간 정책공조에 변화가 생길 경우 통화정책 정상화를 위해 중장기 목표치를 재정의하는 것도 포함돼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