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차 계약 해지하면 권리금 돌려줘야 할까[똑똑한 부동산]

부동산 전문 김예림 변호사
대법 "임대인 귀책 없으면 권리금 돌려줄 필요 없어"
임대차계약-권리금계약 연동 특약 넣어야
  • 등록 2022-09-03 오전 11:00:00

    수정 2022-09-03 오전 11:00:00

[김예림 변호사·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상가 임대차 계약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것이 권리금이다. 권리금을 미리 파악하지 않으면 임대차 계약 시 예상치 못한 비용이 지출돨 수 있다. 권리금은 상가에서 영업을 하던 사람의 시설이나 신용, 노하우 등 유·무형의 재산적 가치에 대한 대가다.

서울 마포구 경의선 숲길 인근 상가.(사진=뉴시스)


보통 권리금 계약은 상가 임대차계약과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런 이유로 임대차계약이 해제될 경우 권리금을 반환하여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 다툼이 발생한다. 그동안 법원은 권리금계약을 임대차계약의 부수적 계약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권리금계약과 임대차계약이 별개의 계약이기는 하지만 어느 하나의 존재 없이는 당사자가 다른 하나를 맺지 않았을 것이라며 두 계약을 불가분의 관계로 봐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면 권리금계약도 당연히 해제되는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대법원에서 다른 판단을 내렸다. 한 임차인이 상가 임대차계약과 권리금계약을 체결한 후 일방적으로 임대차계약을 해제한 사안이었다.

원심 재판부는 권리금이 점포의 시설 등 유형물은 물론이고 점포 위치에 대한 영업상의 이익 등 무형의 재산적 가치 또는 일정 기간 이를 이용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것이므로, 영업 기간이 보장되지 못한 경우에는 권리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권리금계약이 임대차계약의 내용을 이루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임대인의 사정으로 중도 해지되어 약정기간 중 그 재산적 가치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임대인에게 권리금 반환의무가 존재한다고 판단했다.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에 따라 임차인으로 하여금 권리금 회수 기회를 부여하였다면 임대인의 귀책 없이 임대차계약이 해제된 경우라면 권리금도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판결을 고려하면 임대차계약과 권리금계약을 함께 체결하는 경우에는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더라도 이미 지급한 권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권리금계약의 당사자가 임대인이 아닌 이전 임차인이라면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면 이를 둘러싼 권리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권리관계의 혼란을 막으려면 임대차계약 체결시 계약서에 임대차계약이 해제되면 권리금계약도 무효가 된다는 특약을 작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김예림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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