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과 더운 날씨로 다시 늘어나는 낮술, 숙취와 과음 조심해야

  • 등록 2022-07-01 오전 8:08:25

    수정 2022-07-01 오전 8:08:2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늘어난 야외활동과 부쩍 더워진 날씨로 인해 한낮부터 낮술을 즐기는 사람들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낮술은 밤에 마시는 술보다 심한 숙취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천천히 오래 마시거나 급하게 마시다 보니 음주량 조절이 어려워져 과음이나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 해제로 ‘엔데믹’을 기대하는 분위기 속에서 낮부터 술을 즐길 수 있는 크고 작은 페스티벌이나 지역 축제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고, 그동안 미뤘던 회식이나 술 약속들이 많아지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낮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알코올전문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낮술은 더 여유 있게 긴 시간 마시거나 짧은 시간에 빠르게 마시려다 보니 음주량이 늘어나고 조절이 어렵게 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알코올로 인해 중추신경계의 통제 기능이 상실되는 심리적 이완 효과 때문에 술을 마시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면서 음주 운전이나 대담하고 위험한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거리두기 해제 이후 술자리들이 많아지면서 낮술로 인한 음주 운전도 증가하고 있다. 광주경찰청과 제주경찰청은 오전 시간 및 낮 시간대 음주 운전 집중 단속을 통해 숙취 운전 및 낮술 운전을 단속했다고 밝혔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4월 일주일간 밤낮 없는 음주단속으로 41명을 적발한 후, 이번 달 30일까지 특별 단속을 연장 시행하며 ‘낮술은 괜찮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을 뿌리 뽑고자 한다고 밝혔다. 광주경찰청도 이번 달 초에 12일간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게릴라식 음주단속을 한 결과 51건을 적발했다. 이는 같은 기간 야간시간대까지 포함한 전체 음주 단속 적발 건수의 42.9%에 해당하는 비율로, 광주경찰청도 6월 한 달 동안 낮 시간대 음주단속을 강화해 진행했다.

낮술은 음주 운전과 같은 심각한 사회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건강과 삶의 질도 위협한다. 낮술은 밤에 마시는 술보다 심한 숙취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밤과 달리 낮에는 술을 마신 후에도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알코올로 인한 혈관 확장이 더욱 활발해지면서 두통이 발생하고 숙취 현상이 심해질 수 있는 것이다.

전용준 원장은 “낮 시간대에는 신진대사가 활발해 체내 알코올의 흡수가 빠르고, 숙취 증상을 유발하기 쉽기 때문에 낮술을 마시며 ‘일찍 마시고 빨리 깨서 집에 돌아가자’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요즘같이 더운 계절에는 활동량 증가로 인해 신진대사 활동에 관여하는 비타민이 부족하게 되는데, 알코올이 비타민의 흡수를 저하하고 쉽게 배출시키기까지 한다. 체내에 비타민이 부족해지면 무기력해지고 피곤함을 쉽게 느낄 수 있게 되기 때문에 더운 날씨에 낮술로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엔데믹과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무리하게 술자리를 만들거나, 낮부터 이른 술자리를 갖는 것을 자제하고 특히 습관적으로 낮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음주습관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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