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미국 제약사 화이자(PFE)가 개발한 유방암 타깃 경구용 표적항암제 ‘입랜스(성분명 팔보시클립)’다. 2020년 기준 글로벌 시장 매출액이 53억90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6조3602억원)로 전체 의약품 중 매출 13위를 기록한 블록버스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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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는 성장하고 분열하다 더이상 분열할 수 없는 신호를 받아 사멸하게 된다. 이를 세포주기라 한다. 세포주기 상 분열 단계에 진입하기 위해 사이클린 의존성 키나아제(CDK)라는 단백질복합체가 필요하다. 입랜스의 성분인 팔보시클립은 CDK4와 CDK6 등을 선택적으로 억제한다.
화이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ER+) 진행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레트로졸과 입랜스를 병용 투여할 수 있도록 2015년 판매 승인울 획득했다. 당시로선 입랜스가 CDK4와 CDK6 타깃 약물 중 최초로 통과된 약물이었다.
입랜스의 대표적인 경쟁 약물로는 미국 일라이릴리의 CDK4 및 CDK6 억제제 ‘버제니오(성분명 아베마시클립)’와 스위스 노바티스의 ‘키스칼리(성분명 리보시클립)’ 등이 있다. 버제니오와 키스칼리 등 두 약물은 모두 2017년 FDA로부터 진행성 전이성 유방암치료제로, 2019년 식약처로부터 같은 적응증으로 판매 승인을 획득했다.
입랩스나 버제니오, 키스칼리 등을 복용한 대부분의 환자는 호중구 수가 줄어 면역력이 떨어지는 호중구감소증이나 중증 폐렴, 백혈구 감소증, 빈혈 등의 부작용를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현재 이들 약물이 작동하는 경로에서 암세포의 내성 기전이 다양하게 확인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향후 선두인 입랜스의 매출액을 버제니오가 크게 따라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조사업체인 이벨류에이트밴티지(Evaluate Vantage)는 2026년 입랜스의 매출은 61억 달러, 버제니오는 48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광동제약이 국내에서 600억원 남짓의 매출을 기록 중인 입랜스 제네릭 ‘알렌시’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난 2월 식약처로부터 해당 약물의 생동성 시험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화이자는 2027년 3월과 2034년 2월에 만료되는 입랜스의 고체 결정형 관련 특허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광동제약은 지난 3일 특허심판원에 2034년 2월에 만료되는 결정형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 심판을 제기한 바 있다. 해당 심판 결과에 따라 광동제약의 알렌시 출시 시기가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