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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요즘 10대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은 어디일까. 그들은 자신의 아바타가 존재하는 가상세계 ‘메타버스(metaverse)’에서 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제트가 만든 증강현실(AR) 아바타 앱 ‘제페토’는 2월 기준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했고, 이 중 80%를 10대가 차지하고 있다. 미국에선 모바일게임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 미국 16세 미만 어린이·청소년의 55%가 가입돼 있고, 유튜브보다 2.5배 많은 시간을 이곳에서 보낸다고 알려졌다.
국내·외에서 제페토와 로블록스로 잘 알려진 메타버스는 초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세계, 우주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이제 막 정립되기 시작한 개념이라 아주 정확한 정의는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메타버스(디지털 지구, 뜨는 것들의 세상)’의 저자인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일반적인 인터넷 서비스, 모바일 플랫폼과 비교해 메타버스가 가진 특징을 Seamlessness(연결성), Presence(존재감), Interoperability(상호운용성), Concurrence(동시발생), Economy(경제) 등 다섯 가지로 요약해 ‘스파이스(SPICE) 모델’이라 칭했다.
즉 메타버스에서 이용자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직접 물건을 만들어 팔고, 가상현실에서 통용되는 화폐로 쇼핑도 하며 때로는 유명 연예인의 콘서트를 보러 가기도 한다. 이곳에서 할 수 있는 행위의 범주는 몇 가지 예시로 축약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갈 곳이 없어진 아이들은 메타버스에서 자신들만의 세계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4월 ‘포트나이트’ 콘서트장에서 열린 인기 래퍼 트래비스 스콧의 공연에는 1230만명이 동시접속했고, 지난해 9월 제페토에서 열린 그룹 블랙핑크의 팬사인회에는 5000만명이 몰렸다.
국내에서는 제페토 외에도 최근 엔씨소프트(036570)와 빅히트(352820) 엔터테인먼트에서 국내 아이돌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팬덤을 위한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각각 ‘유니버스’와 ‘위버스’를 출시해 서비스 중이며, 100여개 게임사가 출자와 제휴를 통해 참여한 블록체인 기반 메타버스 ‘아이템버스’가 한창 개발 중이다.
다만, 메타버스에서는 명품 옷을 입고 눈썹에 피어싱을 뚫거나 총을 쏘는 등 실제와 동떨어진 체험이 자유롭기 때문에 경계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상균 강원대 교수(게이미피케이션&메타버스 랩 소장)는 “현실세계에서는 접근성이 어려운 패션과 체험 등이 메타버스에선 너무 쉽다”면서 “너무 어린 나이서부터 명품 소비심리를 조장하거나 범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콘텐츠들이 많다. 기업들이 스스로 자정적인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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