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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별도의 준비 기간 없이 결혼식 하객 인원을 제한하자 호텔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호텔 측은 가벽을 세워 구역을 구분하는 등 나름의 대안 마련에 나섰지만 일부 고객들은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호텔들은 ‘늦캉스’(늦은 휴가) 수요를 잡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여 왔는데 이 또한 고객들의 줄 취소를 우려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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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션 설치하고 뷔페 음식 나눠 담고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조선호텔은 현재 본관 2층에 위치한 웨딩홀을 파티션으로 공간을 나눠 식을 진행하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약 1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웨딩홀을 고객의 요청대로 구역을 나눠주는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예컨대 고객이 한 구역 당 20명을 원하면 웨딩홀을 7개 구역으로 쪼개는 식이다.
신세계조선호텔 관계자는 “아직까지 결혼식을 취소하는 고객은 없다”라면서 “결혼식 연기를 원하는 고객들은 위약금 없이 식 일정을 조정해 주고 있다”라고 했다.
지난 18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서울, 인천 및 경기 지역에서 실내 50인 이상, 실외 100인 이상이 대면으로 모이는 모든 집합, 모임, 행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업계는 서울시 세부지침에 따라 하객 간 이동 접촉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할 경우에 한해 하객을 50명 이상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식에 하객 식사로 뷔페식을 제공하는 일부 호텔의 경우에는 혼란이 더 크다. 뷔페의 경우 하객들이 밀집할 수 있어 코로나 확산의 주요 경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뷔페식을 제공하는 호텔들은 전 직원을 동원해 호텔 뷔페식을 도시락에 옮겨 담는 등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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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숙객 감소도 우려… 구조조정 현실화하나
업계 관계자들은 코로나 재확산으로 회복세를 보이던 투숙률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특급 호텔 관계자는 “호텔은 하루 전 취소까지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코로나 확산세가 거세지면 객실 예약 취소율이 급격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로 올 상반기 급격한 침체를 겪었던 호텔 업계는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호텔 업계는 7~8월 휴가철 호텔 수요를 발판 삼아 9월 ‘늦캉스’까지 최대한 고객을 모은다는 전략을 취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3~5월 예정했던 결혼식을 9~10월로 미룬 예비부부들이 많아 3분기 반등을 조심스레 기대해왔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상반기 실적이 바닥을 찍은 호텔 업계로서는 3분기 반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미 몇몇 특급 호텔이 코로나 여파로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상황에서 3분기까지 불황이 지속되면 구조조정 칼바람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르 메르디앙 서울의 최대주주인 전원산업은 호텔을 매물로 내놓은 상황이다. 파라다이스 시티 역시 임원 20%를 감원했으며, 현재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도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