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황현규 기자]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이뤄지면 바로 다음 매물은 2000만원이 붙고, 팔리면 다시 3000만원이 붙어 나온다.”(동대문구T공인중개사무소)
“부동산 대책 이후 오히려 9억원 이하 아파트 상승세가 무섭다. 어차피 9억원 안되는 아파트는 규제가 없다보니 집주인들도 마음 놓고 ‘9억원’에 맞춰 매물을 내놓는다.” (성북구S공인중개사무소)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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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한 12·16대책 이후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이 뛰고 있다. 특히 비(非)강남권을 중심으로 ‘릴레이 신고가’가 연출되면서 정부가 추가 규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월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래미안 허브리츠(전용면적 59㎡)는 대책이 발표된 지 5일 만에 8억9900만원으로 손바뀜했다. 직전 신고가(7월) 7억7500만원에서 5개월만에 1억 넘게 가격이 뛴 것이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같은 조건의 단지 아파트는 최근 9억2000만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구 답십리동 청계한신휴플러스도 같은 날 59㎡짜리 아파트가 8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거래 약 2주 전인 12월 9일보다 5000만원이나 뛰었다. 현재 같은 평수대의 아파트 매물은 2개가 나왔는데 호가는 9억원에 형성돼 있다. 인근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9억원 이하 아파트에 대한 구매 문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싼 아파트 가격 호가가 계속 올라가는데도 매물은 바로바로 거래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KB리브온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9억원 이하 아파트 가격은 전 주(지난해 12월 30일 기준)대비 0.28%로 9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0.25%), 15억원 초과 아파트(0.09%)보다 상승폭이 컸다.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 사정권에서 벗어난 지역이 들썩이는 부작용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풍선효과가 심해지면 정부가 더 센 부동산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