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35층 룰' 묶여 울상인데…한강 건너 성수동 '50층' 콧대 높여

성수전략정비구역 1지구, 이달 초 조합설립 총회
"한강 조망에 35층 룰 제외.. 매물 소진 가격 강세
갤러리아포레 등과 어우러진 강북권 부촌 형성 기대감
  • 등록 2017-03-01 오전 5:30:00

    수정 2017-03-01 오전 5:30: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지난 24일 찾은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성덕정 7길에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제1지구 창립총회’를 예고하는 현수막이 곳곳에 걸려 있었다. 이달 4일 열리는 창립총회에서는 재개발 조합 설립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미 주민 동의서 징구가 무난히 이뤄졌던 만큼 조합 설립에 걸림돌은 없을 것이라는 게 조합추진위의 설명이다. 성수구역 1지구는 서울숲 인근에 위치하고 강남 부촌인 압구정동과 마주 보고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번엔 꼭”… 재개발 사업 추진 탄력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간 지지부진했던 성수동 재개발 사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이 지역 빌라와 단독주택 매맷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성수구역 1지구의 다세대주택(빌라)은 3.3㎡당 2000만~2200만원 선에서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2700만~3000만원으로 뛰었다. 성수동 S공인 관계자는 “오는 5월 입주하는 바로 옆 ‘서울숲 트리마제’ 주상복합아파트 분양가(3.3㎡당 3800만원)와 비교하면 빌라 지분 가격은 아직도 저렴한 수준”이라며 “매물을 찾는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온다”고 말했다.

성수구역 2~4지구도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사업 추진에 나서보자는 분위기다. 이미 지난해 7월 조합 설립을 인가받은 4지구는 다음달께 서울시 건축심의위원회에 계획안을 낼 예정이다. 2지구와 3지구도 지난해 추진위원회를 만들고 조합 설립을 위한 작업에 박차를 가히고 있다.

성수동은 작은 상가가 빽빽이 들어서 있어 이해 관계가 자주 엇갈리는데다 토지 및 건물 주인도 워낙 많아 동의 절차가 복잡했다. 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시절 재개발 사업 때 서울시에 내야 하는 기부채납을 부담스러워하는 지주들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뚝섬 인근에 초고층 아파트 단지들이 하나둘씩 자리 잡으면서 “우리도 해보자”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실제로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서울숲 트리마제는 2014년 분양 당시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속출했다. 그러나 전용 84㎡형은 현재 시세가 15억원대로 분양가보다 1억5000만원 가량 웃돈(프리미엄)이 붙은 상태다. 성수구역에서 걸어서 5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는 강북 최고가 아파트인 ‘갤러리아 포레’가 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자주 나오는 단지가 아니다”면서도 “전용면적 241㎡형의 경우 50억원대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들어서도 가격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북 신흥 부촌 탄생’ 기대감 모락모락

갤러리아 포레 동쪽으로는 대림산업이 오는 4월 분양하는 ‘서울숲 아크로빌’이 공사 채비에 들어갔다. 성수동1가 뚝섬 3구역에 최고 높이 49층 총 286가구로 지어지는 이 단지는 주상복합아파트 2개동과 문화·오피스·집회시설이 포함된 지하 7층~지상 33층 오피스 건물 1개동으로 구성된다. 대림산업은 2008년 이 자리에 ‘뚝섬 한숲 e편한세상’이라는 이름으로 초고층 아파트 건설을 추진했지만 무산됐다. 그러나 이제 초고층 고급아파트가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판단해 분양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아파트 바로 앞으로는 부영그룹이 지하 8층~지상 47층 규모의 5성급 호텔을 지을 예정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주택 재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뚝섬 일대 초고층 아파트들을 포함해 성수동 일대가 한강 이북 최고의 부촌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지역은 강남과 한강을 경계로 마주하고 있어 성수대교와 영동대교를 건너면 바로 강남에 도달할 수 있는 교통의 요지로 통한다. 게다가 상권도 엔터테인먼트 회사들과 독특한 콘셉트의 카페가 들어선 거리로 변했다. 뚝섬역과 성수역 사이로 지식산업센터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최근 들어선 강남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서울시의 35층 층수 제한에 묶이면서 희소성도 상대적으로 부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성수구역은 이미 5년 전 최고 50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이 통과됐고 여전히 유효하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성수구역 일대는 한강을 남쪽으로 바라볼 수 있는 데다 초고층 아파트도 지을 수 있다”며 “‘35층 룰’에 묶인 강남 한강변과 대비된다는 게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재개발 사업은 조합 설립 뒤 사업이 마무리되기까지 통상 10년 남짓 걸리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최근 택시장은 공급 과잉과 금리 인상, 조기 대통령 선거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조합원에게는 사업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투자자에게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전략정비구역은 2009년 서울시가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바꾸고 시민들의 한강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부채납 비율을 기존 13%에서 25%로 높이는 대신 50층 이상 초고층 건축을 허용한 곳을 말한다. 성수·이촌·여의도·합정·압구정동 등 5개 지역이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현재 여의도 등 4곳은 전략정비구역에서 해제됐고 성수동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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