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 청춘 위한 한마디 "포기하지마"

KT, 광주에서 제3회 청춘氣UP 콘서트 개최..고민 공감
음악 감상 공연에서 청년들과 접점 넓히는 '문화의 장'으로
  • 등록 2016-05-27 오전 7:58:50

    수정 2016-05-27 오전 9:16:01

[광주=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부모님은 대학에 가지 말라고 하셨어요. 대학 등록금을 해 줄 수 없으니까. 그런데 대학에 가고 싶었어요. 남들 하는 것 다하고 싶었고요. 지금은 졸업해서 돈을 벌면 등록금 갚는데, 오로지 이것에만 쓰고 있어요. 1000원이 아까운 삶이 됐어요. 많은 회의감이 들어요.”

26일 광주광역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춘기업(氣up) 콘서트 ‘나는 너를 청춘해’에서 고민 상담자로 뽑힌 여성 청중이 울먹였다. 왁자지껄 흥겨웠던 분위기는 숙연해졌다. 이제 스물여섯살 사회 초년생이 흘리는 눈물을 600석 관람석 청중들은 바라보고 있었다. 우리 시대 청춘이 살아가는 삶의 무게에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였다.

무대 위에서는 데뷔 6년차 4인조 밴드 ‘소란’과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준우승자 ‘샘 김’이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샘 김이 무대 밑으로 내려갔고 여성 청중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예상치 못한 ‘허그(Hug)’에 그녀는 말을 이었다. “열심히 살게요. 힘을 얻었어요.” 이 여성의 너스레에 청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소란의 멤버 고영배 씨는 “허그 한번에 눈물이 역류하는 것을 봤다”고 넉살을 부렸다. 분위기는 다시 유쾌해졌다. 그는 “본인도 결혼하고 최근에서야 학자금 대출을 다 갚았다”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한 삶을 살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좋지 않나”라고 했다.

26일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춘氣up’ 콘서트에서 샘김(맨 오른쪽)과 밴드 ‘소란’이 청중들의 고민 사연을 읽고 있다.


그렇게 밴드 소란과 샘 김, 20대 젊은 청춘들은 서로의 고민을 공감했다. 삼수 끝에 만족할만한 대학에 갔지만 친구들과 비교하면 뒤쳐지는 것 같다는 불안한 대학 새내기도, 말실수가 잦아 매일 후회하는 갓 스무살도 위로를 받았다. 이날만큼은 모두가 청춘이었다.

행사의 백미..중졸·검정고시 출신 사원의 분투기

이날 청춘기업 콘서트의 백미는 지난해 KT스타 오디션을 통과한 김근형 사원이었다. 현재 김 씨는 KT구로지사에서 정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김근형 KT 사원이 26일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청춘氣UP’ 콘서트에서 자신의 KT 입사기를 설명하고 있다.


그는 중학교 졸업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청소년 시절 얘기로 시작했다. 17세 중졸의 그가 할 수 있었던 일은 분식집 배달이 전부였다. 돈을 벌어야 했던 그는 갈비집 배달 아르바이트, 가스관 매설일 등 여러 일을 전전했다. 김 씨의 청춘은 추웠다.

그가 가장 서러웠던 벽은 ‘학력의 벽’이었다. 그는 “중졸 학력자를 써주는 곳이 없었다”고 말했다. 남 부러운 학벌이 아닌 남이 가진 학력이 부러웠다. 결국 검정고시를 준비해 고졸 학력을 얻었고 직업 훈련원에 들어갔다.

편입을 통해 김 씨가 겨우 대학에 들어간 때가 25살이었다. 또래 친구들과 비교하면 뒤쳐진 나이다. 연애는 사치에 가까웠다.

그래도 그가 놓지 않은 한 가지가 있다. 삶의 의지와 목표였다. 서른살이 되던 지난해 그는 KT 스타 오디션에 응시해 합격했다. KT에 세번째 도전한 뒤 얻은 취업이었다. 지난해에는 6년 열애 끝에 결혼했다.

그는 “절대 포기하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명확히 인식해 포기하지 말라”며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마무리했다.

청춘기업 콘서트, 청년들과의 접점 마련 목적

청춘기업 콘서트는 KT가 올해 2월까지 문화융성위원회와 협력해 진행했던 ‘매마수(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공연을 우리시대 청년들을 위한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키운 행사다. 기존에는 KT 광화문 본사내 KT스퀘어에서 진행됐다. 참관 인원은 200여명 안팎이었다.

KT는 올해 3월부터 매마수의 규모를 키웠다. 취지도 단순 공연 감상에서 청년들의 고민을 공유하고 치유할 수 있는 문화의 장으로 확대했다.

26일 광주광역시청에서 개최된 ‘청춘氣up’ 콘서트 전 행사장 전경. 참가객들을 위한 켈리그래피 증정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과거 공기업 이미지로 국민기업·신뢰성·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광고 등의 마케팅 노출도는 높았으나 개성 강한 청춘 고객의 호감을 얻는데는 한계가 있었다”며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를 위해 2030세대를 위한 소통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청춘기업 콘서트를 전국단위 순회 공연 형식으로 진행한다. 지난 3월에는 연세대, 4월에는 울산대에서 진행했다. 이번에는 광주 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KT는 행사마다 청년들에 새로운 영감과 용기를 불러일으킬 강연자와 가수를 초빙했다. 1회 행사 때는 방송인으로 활동중인 안정환 전 축구 국가대표가 나와 강연을 했다. 공연은 옥상달빛이 했다.

관람객들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이날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을 찾은 한 여대생은 “지방은 문화 공연 횟수가 수도권과 비교해 적다”며 “이런 공연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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