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정치가 혼맥 보면 대한민국 역사 보인다

한국을 움직이는 혼맥·금맥
소중섭|390쪽|시사저널사
  • 등록 2016-04-27 오전 6:16:00

    수정 2016-04-27 오전 6:16:00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구인회를 비롯한 LG가의 여섯 형제는 경쟁하듯 막강한 혼맥을 이뤘다. 구인회는 홍재선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한동 전 국무총리 등과 사돈관계를, 큰 동생 구철회는 허창수 GS 회장,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혼맥을 맺었다. 다른 동생들도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 등과 사돈관계다.

대한민국에서 혼맥은 곧 금맥이다. 혼맥과 금맥은 상호작용을 하며 부와 권력을 움직여왔다. 20년의 기자생활을 거쳐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가 이를 상세히 정리했다. 삼성·현대·SK 등 대기업을 비롯해 김무성·문재인·안철수 등 대권주자와 언론재벌의 혼맥도 분석했다.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넘어 창업가가 기업을 세우고 성장하는 과정, 유력 대선주자의 일생, 결혼비화까지 담았다.

산업화시기에 재벌가가 정계와 연을 맺은 경우는 드물지 않았다. 삼성 창업주 이병철의 막내딸 이명희 신세계 회장은 3·5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상희의 차남 정재은과 중매결혼했다.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의 막냇동생 정세영의 큰딸 정숙영은 6공화국 실세 노신영 전 국무총리의 아들 노경수와 결혼했다. 하지만 지금도 혼맥을 통한 권력세습이 여전하다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권력 유착은 결국 비리와 부패를 낳고 계층·세대간 갈등이 될 뿐만 아니라 국가발전까지 저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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