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펀드 조사업체인 리퍼(Lipper)에 따르면 지난 9일까지 1주일간 미국 공사채펀드에서 순수하게 빠져나간 자금이 7억9030만달러(약 80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 이후 6개월만에 가장 큰 규모다.
특히 이 가운데 대부분인 6억9100만달러는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고금리 채권이 집중 편입된 하이일드펀드에서 이뤄졌다. 앞선 주 570만달러 순유입에서 순유출로 급선회한 것이다. 대표 하이일드 펀드인 오펜하이머 로체스터의 ‘하이일드공사채펀드’에서만 2억9400만달러가 빠져 나갔다.
이같은 자금 유출은 푸에르토리코 사태로 인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 2주일전 알레한드로 가르시아 파딜라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푸에르토리코 전력청 등 일부 대형 공기업의 채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채권자들과 채무 조정에 나설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반면 지난주 미국내 주식형 펀드에 37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전주의 31억달러보다 늘어난 것이다.
펀드별로는 주식형 뮤추얼펀드에 15억달러가 순유입됐고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에는 총 22억달러의 자금이 순수하게 들어왔다. 주식형 뮤추얼펀드는 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이용하고, 주식형 ETF는 기관투자가가 대부분이다.
이처럼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서서히 신중론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톰 로젠 리퍼 리서치서비스 대표는 “2분기 어닝시즌이 개막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어떻게 나올지 일단 지켜보자는 관망심리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팽배해지고 있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로젠 대표는 “이렇게 MMF로 자금이 많이 유입되고 있다는 것은, 기업들의 실적이 양호하게 나오거나 증시 조정이 이뤄질 경우 다시 주식을 살 수 있는 잠재여력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