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전략)새삼 주목받는 `WGBI`

  • 등록 2009-04-28 오전 8:21:42

    수정 2009-04-28 오전 8:21:42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지난 한 주 연일 강세를 이어가던 채권시장이 전날(27일) 소폭의 조정을 받았다. 강세장의 원인이 국채선물 시장 외국인의 매수세를 바탕으로 한 막강한 수급이었듯 전날 약세 역시 수급에 의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시장에서 일어난 모든 일에 대해 수급에만 이유를 물을 수는 없다. 외국인의 선물 매수를 단순히 그네들의 돈자랑으로만 해석하기에는 무언가 부족함이 있다.

지난 10일 이후 12거래일 연속 진행된 국채선물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는 전일까지 3만4893계약. 금액으로만 3조8757억원에 달하고 있다. 이같은 물량을 쏟아붓는데 이유가 없을 수 없다.

최근 들어 이들 매수세의 근간에는 WGBI(World Government Bond Index)편입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WGBI는 씨티그룹이 관리하는 글로벌 채권 인덱스로, 전세계적으로 1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이 지수를 추종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는 지금 한국채권시장의 WGBI 편입을 추진중에 있다. 지난 24일 국회재정소위에서는 외국인 채권투자에 대한 원천세를 비과세하는 법률안이 이미 통과됐다.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한 IR도 진행중이다. 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이 미국에서 국채와 통안증권에 대한 이자 소득세 면제 방침 등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설명하면서 한국이 경기침체에서 가장 먼저 탈출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우리보다 먼저 이 지수에 편입됐던 국가들의 사정은 어떨까. 사례를 보면 정부가 왜 나서서 이 지수의 편입을 위해 애쓰는 지 알 수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지수에 편입된 10여개 국가들의 10년만기 국채금리의 경우 지수 편입 이전 6개월간 평균 29bp, 편입 이후 6개월간 평균 21bp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핀란드의 경우 하락폭이 무려 140bp에 달했다.

국내에서도 이같은 효과가 나타나지 말란 법 없다. 시장에서는 한국이 WGBI에 편입되면 100억달러에서, 최대 200억달러의 자금이 국내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론 이는 아직 기대감일 뿐, 이것이 가시화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빠르면 6월, 늦으면 9월까지도 기다려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그러나 수익을 먼저 얻는 것은 언제나 발빠르게 움직인 투자자들이었다는 점도 되새겨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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