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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금융투자업계와 정치권 발언을 종합하면 금융감독원은 삼성바이오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과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에 대한 ‘콜옵션’에 따른 가치평가를 논의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입수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 보고했다.
증선위는 지난달 31일 금감원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삼성바이오와 외부감사인을 맡았던 회계법인 등을 불러 논의를 했다. 13시간이 넘는 마라톤 논의를 펼쳤지만, 끝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오는 14일 정례회의로 심사를 연장했다. 이번 재심의에서 해당 문건이 ‘스모킹 건’ 역할을 할 것인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재감리 초점을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평가에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재심의 쟁점도 가치평가 산정의 적절성과 회계 고의성에 맞춰지는 양상이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가 2015년 회계방식을 변경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는 2900억원에서 4조8000억원으로 부풀렸다고 판단했다. 삼성바이오의 가치도 함께 뛰면서 이를 보유한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 과정에서 유리한 합병 비율을 도출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지배력 변경이 없는 데도 공정가치 평가를 한 것은 잘못”이라며 “미래가치에 따른 현금흐름은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에서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때문에 금감원이 확보한 문건은 구체적 내용에 따라 파급력이 클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당국이 공시의무 위반을 지적하는 기조는 유지하겠지만, 회계분식 등 중차대한 이슈로 커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중징계를 내려서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실질심사 적격을 살펴보는 수순으로 가면 시장이 크게 흔들릴 것”이라고 언급했다.